<씨너스: 죄인들>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블루스의 천재 새미(마일스 케이턴)다. 엄청난 음악적 재능을 지녔지만, 목사 아버지는 그의 음악을 부정하고 억압한다. 그러나 고향에 돌아온 사촌 스모크 형제(마이클 B. 조던)의 도움으로 새미는 ‘영가’로서의 음악에 눈을 뜬다. 이 중요한 역할에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연기 경험이 없던 신인배우 마일스 케이턴을 기용했다. 뮤지션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이 소년은 셀프 테이프를 통한 오디션으로 섭외됐다. 막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을 무렵이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유튜브를 통해 마일스 케이턴의 무대를 본 적 있었고, 공연에서 뿜어내는 그의 열정을 이미 눈여겨본 상황이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영화에서도 명확히 발휘됐다. “초반에 삼촌과 함께 차를 타면서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은 실제 라이브 공연이었고, 사촌 역인 마이클 B. 조던 배우의 리액션도 진짜 반응이었다. (웃음) 무더운 날씨였지만 그 에너지가 현장을 뒤덮었던 기억이 난다.”
새미를 연기하기 위해서 케이턴은 블루스 장르를 새로 배워야만 했다. “주로 가스펠, R&B, 팝, 힙합 장르의 음악을 듣고 자랐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 장르들의 뿌리가 블루스란 점을 몸소 알게 됐다”라는 그는 1930년대 미시시피에서 실제 쓰이던 레조네이터 기타를 새로이 손에 익히게 됐다. 100년 전 조상들이 겪은 이 이야기는 “자신이 너무 겸손해지는 경험”으로 다가왔다. “영화를 통해 짐 크로 법(1876년부터 1965년까지 미국 남부에서 공공장소 내 흑인과 백인의 분리를 강제한 법안.편집자) 등 당대의 현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억압과 차별이 어떻게 음악으로 승화됐는지 체험했다. 흥미로운 한편 가슴이 저릿한 일이었다.” 케이턴과 새미는 살던 시대뿐 아니라 자라온 배경이 다르다. “새미는 교회 집안에서 폐쇄된 일상을 보낸 터라 세상일에 다소 순진한 아이였지만, 난 태생부터 뉴요커라서 다양한 삶의 형태와 사람들을 알며 지냈다.” 그래서인지 새미와 케이턴의 성격도 어느 정도는 차이가 있었다. “새미는 확실히 내성적이다. 뱀이 확 등장하는 장면에서 새미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하지만 난 뱀을 좋아한다. (웃음) 어릴 때부터 여러 동물을 키우기도 했으니까.”
비교적 안정적인 성격의 케이턴은 영화 속에서 새미가 겪는 일련의 사건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감정을 소화해내야만 했다. “환희와 공포가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무척 어려웠지만, 카메라에 담긴 결과물을 봤을 땐 보람을 느꼈다.” 특히 ‘주크 조인트’ 클럽에서 뱀파이어와 격돌한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새미에게 가장 큰 감정의 격동이었다. “영화의 끝에선 노년의 새미가 계속하여 음악에 몸을 담고 있단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 영화가 다룬 시기부터 새미는 계속 음악을 이어가며 삶을 복기하고, 앞으로 어떻게 무엇을 지켜야 할지 고민하며 살았을 것이다.” 결국 <씨너스: 죄인들>은 새미라는 한 소년이 “반복되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본인의 신념을 따라가게 되는 이야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