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BMDB 셀프테이프 제작 지원 사업 촬영 현장.
17년 전 문을 연 부산영상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부산영화영상인력DB(이하 BMDB)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역 배우들의 셀프테이프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을 처음 시행하며, 부산 지역 배우들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부산 지역의 특성상 연극에서 내공을 쌓은 뒤 상업 시장에서 보다 신선한 얼굴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배우들이 많지만, 매체로 확장해나가기를 원함에도 마땅한 창구를 찾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BMDB는 바로 이런 배우들에게 공신력 있는 채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사업의 시작은 지난해 진행한 셀프테이프 콘테스트로, 이는 배우들이 개인 수준에서 촬영하는 영상의 품질과 현황을 우선 파악하기 위한 제작 지원 사업 준비단계의 일환이기도 했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지난해 콘테스트 통과자인 총 14인의 배우를 대상으로 부산 지역 제작사가 촬영과 제작을 맡고 원본과 숏폼 형태의 두 가지 버전으로 셀프테이프를 완성했다.
실제로 참여한 배우들의 성비와 연령대는 다양했다. 서울 연기학원을 오가는 아역배우부터 생계형으로 연기하는 중년배우들까지, 지역의 현실을 반영한 폭넓은 지원이 이뤄졌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허만훈 부산영상위원회 영상정보화팀장은 “주류 매체와 연결되고자 하는 젊은 신인배우들은 물론, 배우업으로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중장년 지역 배우들의 수요를 인지해 이들을 새로운 모습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셀프테이프 제작 외에도 BMDB는 배우들의 외양과 특유의 분위기를 키워드로 분류해 특정 배역 캐스팅이 필요한 제작사, 감독 등이 맞춤형 검색을 할 수 있는 DB를 구축했다. 허 팀장에 따르면 “수치로는 연간 12건 정도로, 주로 부산 지역 독립영화나 대학 졸업 워크숍,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매칭을 요청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독백 영상, 프로필 촬영 등에 있어 비용을 고려하는 신인배우의 현실을 파악해 구축된 실효성 있는 사업이라 할 만하다. 허만훈 팀장은 “배우 DB나 셀프테이프 촬영은 비교적 막대한 예산이 드는 작업이 아닌 데 비해 그 필요는 확실하다”면서 “향후 단순한 셀프테이프 제작 지원을 넘어 캐스팅 매칭, 매체 연기 커리큘럼 제공 등 교육 이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통해 세분화된 맞춤형 신인배우 육성이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