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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방한 개척자, 배우 중신링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이자 MC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뚱뚱했어요. 제 몸은 수치가 아니라 훌륭한 연기적 도구입니다. 독특한 체격 덕분에 좋은 역할을 많이 맡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한 중신링은 자국에서 잘 알려진 멀티플레이어다. 금종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세번이나 받은 실력자로, 대만 국민 드라마 <나의 귀여운 시어머니>에서 바로 그 시어머니로 분해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베테랑 진행자로도 맹활약 중인 그는 ‘텔레비전의 여왕'으로도 불리고 있다. 중신링은 인터뷰에서도 재치 넘치는 언변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가 마지막 답변을 끝내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황홀한 쇼를 본 듯 박수를 쳤다.

- 펑리수 가게를 배경으로 한 가족 코미디 <나의 귀여운 시어머니>는 시즌2에 이어 극장판까지 나왔다. 많은 동료와 긴 시간 함께 작업한 시절이 어떻게 남아 있나.

= 다 함께 먹은 기억밖에 없다. (웃음) 식사 신이 정말 많았는데 이미 절반쯤 먹고 촬영을 시작 하곤 했다. 서로 밥 사기 바빠서 누가 사다둔 아침을 먹고 있으면 스태프가 곧 점심이 도착 한다며 빨리 먹으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족처럼 지냈고 그때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그립다.

- 넷플릭스 시리즈 <네 아이는 네 아이가 아니다> 중 <고양이 새끼> 편에서는 아들의 어머니 역할을 맡아 평소와 다른 메마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매일 아이들과 부딪히며 산다. 엄마들에게는 아주 어두운 면이 있는데, 이 작품이 그걸 발견해주어서 공감이 갔고 위안이 됐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느끼는 엄마로서의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했다.

- 남들 앞에 서는 직업이 천직 같다.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

= 어릴 적부터 형제자매와 집에서 연극 놀이하는 게 일상이었고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도 나갔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 추천으로 국립타 베이예술대학교 연극대회에 나갔다가 잘돼서 그 학교 연극학과에 들어갔고. 그때만 해도 연기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잘생기고 예쁜 선후배 들을 제치고 내가 배역을 따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없었으니까. 그러다가 공주 옆에 서는 공룡 역할을 맡았는데 선생님에게 ‘너, 참 잘한다’ 는 칭찬을 들었다. 그 무대에서 ‘나도 연기를 할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얻었다

- 금종상에서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최우수진 행자상을 수상한 이력도 눈에 띈다. TV 진행자 활동은 어떻게 시작했나.

= 시작은 대타였다. 원래 담당이던 남자 MC가 진행할 수 없게 되면서 체격이 비슷한 내가 대신 행사를 맡게 됐다. 어릴 때부터 마이크 잡기를 좋아했는데 커서도 여전히 좋더라. 긴장지만 그걸 넘어서는 짜릿함이 있다.

- 그동안 다양한 여성들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그리고 싶은 여성상이 있다면.

= 주로 엄마 역할을 맡아왔는데 좋다. 고유한 결을 찾아 이전과 겹치지 않는 엄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다. 앞으로도 즐겁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바라는 캐릭터가 있다면 악역이다. 예전에 한번 해봤는데, 악역은 감춰둔 것을 진실하게 드러낼 수 있어서 쾌감이 컸다. 아주 조용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평소에 내가 너무 시끄럽기 때문이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