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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국 ‘나만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김정호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 학과장

- 네오르네상스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에게서 발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 뛰어난 학습 능력과 호기심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지식을 익히면서 호기심을 발전시켜나갈 줄 아는 학생들을 만나고자 한다. 이 시기에는 얇고 넓게 관심사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성적에 상승폭을 보인 학생들에게도 눈길이 가는 편이다.

- 지난해부터 실기우수자전형에서 대사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연기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의 맥락을 설명한다면.

= 뮤지컬 장르의 성장세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연기와 노래 실력을 두루 갖춘 연예인들이 뮤지컬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에 우리 학생들도 연기 이상의 특기를 포괄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노래가 포함된 실기 고사를 낯설게 느낄 수 있는 예비 지원자들을 위해 7월 중순에 뮤지컬 노래 콩쿠르를 진행했는데, 첫해부터 600명 넘는 지원자들이 몰렸다. 수시 입시와 비슷한 환경에서 오디션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 졸업생들의 활동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이 인상적인데.

=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졸업생들도 현장에서 훨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 <신병>의 배우 김민호, <비질란테>의 작가 이민섭,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의 기획PD 장요한 등 OTT 기반의 시리즈물에서 활약하는 졸업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한편, 글쓰기에 재능을 보였던 학생 중 시인으로 등단하거나 작법서를 출간한 사례도 있다. 연극영화학과를 나와서 ‘꼭 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 AI로 대표되는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변화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 이야깃거리가 있다면 그것을 표현하는 데에는 제약이 없는 시대가 왔다는 점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해졌다. 매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사회의 관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관건이 될 것이다. 베짱이처럼 사람과 사회, 커뮤니티를 관찰하고 자신의 스토리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연극영화학과 지원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꿈과 관심사는 무한하게 변할 수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만들 어본 학생이 입학해 4학년이 되어서까지 한정적인 주제와 표현법에 머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입학해 자기만의 관심사와 표현법을 발전시켜 성장하는 경우도 보았다. 지금 시점에서 영화와 연극에 대해 잘 아느냐, 관련 경험이 있느냐는 것보다 중요한 건 무언가를 계속 탐구하는 정신이 있느냐는 것이다. 자신을 그러한 사람이라 믿는 학생들이 지원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