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썬더볼츠*> 애틀랜타 세트 방문기

뉴욕 45번가와 밴더빌트 애비뉴의 교차로를 그대로 구현한 세트. 방문한 기자들에게 알루미늄으로 특수 제작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뉴욕 맨해튼 45번가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장. 페인트칠이 벗겨진 횡단보도, 우뚝 솟은 시계탑, 빛이 바랜 채 나부끼는 성조기까지 거대한 규모와 함께 섬세한 디테일이 인상적인 이 세트의 총책임자는 그레이스 윤 미술감독이다. <비프>부터 제이크 슈라이어 감독과 함께 작업해온 그녀는 반갑게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마블로서는 드물게 360도 실제 세트를 지어 촬영을 진행하는 계획에 이끌렸다”는 그녀는 뉴욕 특유의 닳고 해진 느낌을 살리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 영화의 주제와 캐릭터에 맞게 세트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슈라이어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삶의 가장 밑바닥에 있던 순간에 만난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채도 높은 색상은 피하고 회색을 강조했다. 컬러 톤을 통해 감정적으로 억눌린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삶이란 완벽하지 않다는 주제를 담기 위해 그 불완전함을 미학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그레이스 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브라이언 체이팩 총괄 프로듀서는 <썬더볼츠*>를 “과거에 잘못된 선택을 한 후 ‘내가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을 껴안은 채 살아가는 인물들이 타인과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작품을 위해 거대한 규모의 실제 세트를 지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최근작들이 CG에 많이 의존했지만 이번만큼은 그로부터 탈피하고자 했다. 내면의 어둠과 싸우는 캐릭터들의 인간성을 부각하기 위해, 보다 지상에 기반한 현실적인 액션영화를 찍고자 했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현실감 넘치는 세트의 장점은 또 있다. 윈터 솔져 역을 맡은 세바스티안 스탄은 배우로서 얻는 공간적 영감을 전했다. “사실적인 촬영 환경은 배우에게 엄청나게 영감을 준다. 진짜 바위를 미는 그 느낌, 그건 CG로 재현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실제로 물체를 만질 수 있는가 없는가가 연기에 영향을 미친다.” 인터뷰 중간에 촬영이 시작되었고, 세트의 위력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다섯 주인공인 블랙 위도우(플로렌스 퓨), 윈터 솔져(세바스티안 스탄),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존 워커(와이엇 러셀), 고스트(해나 존케이멘)가 총출동, 힘을 합쳐 거대한 바위를 들어올리는 이 장면을 위해 촬영팀은 120t의 바위를 공수해왔고, 덕분에 안감힘을 쓰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현실감 있게 펼쳐졌다. 이 장면은 영화 전개상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다. ‘레드 가디언’, 알렉세이 역을 맡은 데이비드 하버는 “부적응자, 실패자, 아웃사이더들이 모여 점차 유대감을 형성하고 ‘루저들의 챔피언팀’을 만들게 되는”이 영화에서, 모두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첫 순간”이라며 방금 촬영한 장면의 의미를 설명했다. 반면 CG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로 세트장을 지어 촬영하는 것의 단점 중 하나는 날씨로 인한 제약이다. 취재 당일,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비가림막을 설치하고, 살면서 본 것 중 가장 거대한 선풍기로 젖은 바닥을 말리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슈퍼히어로의 정신 건강을 다루는 영화라니, 촬영장의 분위기는 어떨까. 고스트 역의 해나 존케이멘은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전했다. “촬영장에 웃음이 진짜 끊이지 않았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내용을 찍다 보니 실제로도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이게 마블 영화의 즐거움이 아닐까. (웃음)” 존 워커 역의 와이엇 러셀 역시 다정한 현장을 복기했다. “사실 배우로서 언제나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열심히 하는 것과 즐거운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가족들, 아이들을 두고 떠나 수개월간 일을 해야 하니까. 그런데 이번 촬영은 그야말로 즐거웠고, 매일 촬영장에 가는 게 기대됐다. 놀랍게도 우리 모두 웃음 포인트가 비슷했다.” 마블 영화에서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액션 총괄 하이디 머니메이커는 이번 영화의 특정으로 스턴트와 특수효과 장비의 적극적인 사용을 꼽았다. “실제 덤프트럭이 차량을 들이받고, 밴이 전복되기도 한다”며, 곧 유타주에서 촬영할 대규모 추격전을 이번 영화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