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틱>은 보이는 것만 믿는 자와 보이지 않는 것도 믿는 자의 대결이다. 긴 말싸움과 잠깐의 몸싸움으로 공포를 조성하는 이 영화는 지난해 말 북미 개봉 후 A24 배급작 중 역대 7번째 흥행작이 되었다는 명성을 얻으며 <유전> <톡 투 미> 같은 화제작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나리오작가이자 <65>를 쓰고 연출한 감독 콤비 스콧 벡과 브라이언 우즈는 오랫동안 제작을 고대해온 작품으로 이런 성과를 거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한 촬영감독이 바로 정정훈이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고들 한다. 하지만 말로 펼치는 난장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한 영화가 있다. <헤레틱>이 그렇다. 이 수다스러운 영화를 시각적으로도 충만하게 만든 장본인, 정정훈 촬영감독과 화상으로 나눈 대화를 리뷰에 덧붙인다. 다시 한번 리드의 저택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