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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로런 와이스버거 지음 서남희 옮김 문학동네 펴냄

“그녀는 항상, 늘, 언제나, 어딘가에 흰색 에르메스 스카프 하나를 매고 있어요. 그건 그녀의 서명이나 마찬가지죠. 미란다 프리스틀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흰색 에르메스 스카프를 하고 다닌다는 건 다들 알고 있어요. 정말 멋지지 않아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도시 전설 같은 비하인드를 적잖이 보유한 소설이다. 예를 들어 패션계의 최고 권력자이자 <런웨이>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라는 것. 주인 공인 23살의 앤드리아는 작가의 ‘자캐’(작가 자신을 반영한 캐릭터)라는 것. 파리며 밀라노 등에서 펼쳐지는 패션쇼의 맨 앞줄에 앉은, 선글 라스를 낀 금발 단발머리 여성의 존재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알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까.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의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화려한 패션계에 발을 들인 앤드리아의 일과 삶,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전 세계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신드롬을 일으켰다. 소설은 출간 이후 일년 내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했으며, 총 40개 언어로 출간되었고 13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2006년 메릴 스트리프와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가 큰 사랑을 받았는데, 20년이 지난 현재 속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개봉을 앞두고 소설도 새 표지로 출간되었다.

큰돈이 오가는, 유행을 만드는, 화려한 업계에서 말단의 직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진지한, 패션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앤드리아가 서서히 변화해가는 모습만큼이나 절대적인 권력자였던 미란다의 삶이 사실 공허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전개는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변화해가는 자신과 세계의 지평에 공명한다. “미란다한테 친구가 하나도 없는 것 알아챘어요, 에밀리? 늘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들이 전화하지만, 아이들이나 일 얘기, 결혼 생활 얘기 같은 건 전혀 안 하잖아요. 그들은 단지 뭔가 필요해서 그녀에게 전화할 뿐이죠. 물론 멋있어 보이긴 하죠. 하지만 누가 당신한테 그런 이유로만 전화한다고 생각해봐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패션 ‘잘알’ 독자에게든 ‘알못’ 독자에게든 시원하게 읽히고, 영화와 더불어 보면 더 재밌다.

“앤디, 네가 아직도 모르는 것 같은데, 이제 그 직장은 직장이 아니야. 네 삶을 송두리째 잡아먹고 있다고!” 4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