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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박보검의 라운드 투 - 청춘의 심벌부터 아버지의 얼굴까지, 엔터테이너이자 결국은 배우인 올라운더

“제가 데뷔 때부터 가져가려고 하는 건 아주 요만한 사랑이에요.” 자신의 사랑을 ‘요만’하다고 낮춰 부르는 사람의 겸손한 사랑은 그 깊이를 더 가늠해보고 싶게 만든다. 새 인물을 만날 때마다 기어코 사랑을 찾아내 나침반으로 삼는 그에 따르면, 아무리 냉담하고 무감해 보이는 인물에게조차 언제나 “한 방울의 사랑”은 있다. 다행히도 최근 그를 두드린 인물들은 풍요로운 요람을 지녔다. 올해 초 <폭싹 속았수다>는 배우 박보검에게 헌신하는 인생의 깊이를 알려주었다. 왕세자의 로맨스(<구르미 그린 달빛>)를 남자 친구(<남자친구>)의 자리로 성큼 당겨온 그로부터 우리는 가장의 초상도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이어서 등장하는 새 드라마는 열정과 패기로 더욱 흥건하다. 링 위에서 내려와 경찰청에 입성한 복싱 메달리스트의 첫인상은 얼핏 덤벙거리는 소년 만화의 주인공 같지만, 이내 그 이름이 왜 윤동주인지 알 만한 꼿꼿한 표정으로 정의로움을 내비친다. <응답하라 1988>의 ‘천연기념물’이 <청춘기록>의 소신 있는 동시대 청년으로 거듭난 이후, 박보검의 청년은 이제 한발은 현실에 두고 다른 한발은 히어로물의 장력을 딛은 채 도약하려는 참이다.

2023년에 뮤지컬 데뷔작인 <렛미플라이>를, 지난해엔 영화 <원더랜드>를, 그리고 올해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굿보이>와 더불어 KBS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로 수신료의 가치까지 실현한 배우 박보검을 만났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을 아우르고 진행자로도 두각을 드러내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가능성도 품고 있는 그에겐 이 다재다능함을 종합적 커리어로서 단단히 실현하고 싶다는 의지가 명확하다. “한 가지만 잘하라는 말도 있지만 저는 말 그대로 다재다능함이 좋아요. 육각형이 꽉 채워진 올라운더 선수처럼 저도 열심히 훈련해서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어요.” 다음 차례는 아마도, 스크린에서 30대의 박보검이 보여줄 새 정서일 것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박보검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