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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벼랑 끝에 섰던 그 소년의 표정은, <약한영웅 Class 2> 박지훈

교실 내 알력 다툼과 정글 같은 서열 싸움, 암묵적인 복종과 불굴이 선명했던 <약한영웅 Class 1>은 회색빛으로 무감해진 연시은(박지훈)을 은장고로 전학 보내며 교내 혈투를 이어간다. 친구를 잃은 슬픔에 젖어들 새도 없이 시은은 이젠 너무나 질려버린, 그러나 학교 뒤편에서 오랫동안 숨어온 또 다른 싸움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다만 학교폭력이 만들어낸 그림자 옆에는 어둠뿐만 아니라 빛도 함께 공존한다. 밝고 명랑하고 엉뚱한 친구들. 모난 것 없이, 음침한 구석도 없이 시은에게 모여들고 달라붙는 친구들이 <약한영웅 Class 2>를 시끄럽게 채운다. 박후라는 별명의 비폭력주의자 박후민(려운), 싸움을 망설이는 법 없는 고현탁(이민재), 시은을 따라 굽히지 않는 법을 배운 서준태(최민영). 외로웠던 소년은 새로운 관계를 통해 마침내 자기만의 정원을 넓힌다. 평범하고 조용하게 살고 싶은 시은의 바람을 생생하게 그려낸 박지훈은 새 시즌을 통해 보다 다층적인 방식으로 주인공을 체화한다.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잠근 시점부터 경계선을 침범하는 친구들을 받아들인 순간까지. 교실을 벗어나 지역으로 확장된 학교폭력 문제부터 그 중심에 선 아웃캐스트의 피로한 마음까지. 시은에게 삶의 단층을 여러 겹으로 덧씌운 박지훈은 약한 영웅의 시기를 이제 막 통과해온 묘연한 소년의 얼굴을 짓고 있었다.

*이어지는 글에서 배우 박지훈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