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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성과주의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얼굴> 연상호 감독

<얼굴>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연상호 감독이 토론토에 머물 때 국내에선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토론토 시간으론 새벽 3시지만 연상호 감독과 배우들은 화상으로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 연상호 감독다운 보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연상호 감독을 만났다. “피곤해 죽겠다”면서도 생기가 있었다. “오랜만에 극장 영화를 개봉하는 거라 재밌다”고 했다. 오랜만에? 올 3월 연상호 감독의 영화 <계시록>을 봤는데 무슨 소린가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넷플릭스 영화고, 극장 영화는 2020년 <반도> 이후 5년 만이다. 앞을 못 보는 노년의 전각 장인 영규(권해효)와 그의 아들 동환(박정민), 그리고 백골로 발견된 아내 영희(신현빈)의 연대기를 극장용으로 엮어내기 위해 연상호 감독은 2억원이란 저예산을 투입해 13회차 만에 영화를 완성했다.

- <얼굴>을 처음 공개한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기억에 남은 관객 반응이 있다면.

토론토 관객들이 장례식장 신에서 엄청나게 웃었다. 동환이 영정 사진으로 쓸 영희 사진이 있냐고 묻자 이모들이 “사진 없어. 못생겼거든”이라고 말할 때 특히 많이 웃더라. 외국에서는 외모에 관해 이야기하는 게 실례인데 이 영화에선 대놓고 말해서인 것 같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영희가 못생겼다는 대사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니까 관객들이 같은 대사에도 웃지 않고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 원작 그래픽노블 <얼굴> 속 작가의 말에서 첫 장편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관심을 끈 후 두 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사이비> 프리프로덕션 중엔 ‘내가 또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라는 지독한 불안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때부터 <얼굴>을 떠올렸고, <부산행> 차기작으로 <염력>의 프리프로덕션을 진행할 때도 <얼굴>을 세상에 내놓겠다고 생각했다고.

시나리오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어떤 영감을 갖고 써야 하는가 고민이 정말 많을 때였다. 사실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에 관해 지금도 고민한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여전하지만, 이제는 그 공포에 잠식되지 않으려 한다. <얼굴>을 연출할 때도 이전과 작업 방식이 달라 너무 후지거나 비디오영화처럼 보이면 어떡하나 공포스러웠다. 두려움을 떨쳐버리려고 한동안 아시아의 전설적인 영화들을 많이 찾아봤다.

- 어떤 작품들이었나.

에드워드 양 감독의 작품을 많이 보았고, 쓰카모토 신야 감독의 <철남>,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도 많이 찾아봤다. 특히 구로사와 감독의 <큐어>는 예산이 작게 들었고 2주 안에 빠르게 촬영한 작품이다. 그러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돌아간 현장 아니었겠나. 블루레이 속 메이킹 영상을 보면 스태프들조차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는 신을 보면 누가 봐도 병원이 아닌데…”라고 말한다. (웃음) 창고처럼 보이는 장소에 의자 2개를 놓고 병원이라고 주장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구로사와 감독은 엄청난 자기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또 예산 문제 때문에 테이크를 많이 못 가니까 거의 원테이크로 찍고 롱테이크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 결과 <큐어>만의 영화적 미학이 확립됐다. <큐어>를 보면서 영화란 사실 본질이 더 중요하니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용기를 많이 얻었다. 또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를 보고는 골목 하나만 잘 표현해도 충분히 찍을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피와 뼈>는 골목 하나를 무대로 주인공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 흥미롭게도 다 아시아영화들이다.

미국영화는 제작 환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도움이 안될 것 같았다. 문화적 공간이 다르다 보니 영화 뒤편의 보이지 않는 제작 현장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예산이 적게 든 영화에서 용기를 받으려고 <큐어>를 다시 보니 제작진이 처한 환경과 상황이 만들어낸 미학도 눈에 들어왔다.

- 햇빛이 구름에 가려 어두워졌다 밝아졌다를 반복하며 마미야(하기와라 마사토)를 비추는 장면이 그런 예인 것 같다.

맞다. 길게 길게 찍다 보니 우연히 포착되는 거다. <얼굴>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70년대 시장통 신을 찍기 전날 비가 엄청나게 왔다. 영화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나오고 미술 세팅도 많이 들어가는 장면이어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하필 촬영 전날 비가 내리면서 주변의 흙이 다 쓸려왔고 바닥은 진창이 됐다. 처음엔 어떻게 이렇게 재수가 없나 싶었지만 가만히 보니 그 진창이 시멘트보다 더 70년대 시장통에 가까웠다. 상업영화 현장에서는 오히려 이런 신을 찍을 때 트럭에 흙을 실어와 깔지 않을까? 생각하지 못한 걸 운 좋게 얻었다.

- <얼굴>을 처음 구상할 때 영규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나, 영희의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나.

영규의 이미지였고 만화의 형태였다. 내 안의 성과주의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되짚어보다가 ‘성장 중심 사회의 이면’을 다루고 싶어졌다. 그렇게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기적의 사나이를 떠올리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예술가 영규가 탄생했다. 그다음 정반대에 있는 캐릭터 영희를 떠올렸다. 눈이 보이지 않는데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영규와 아름답지 않은 아내 영희로. 캐릭터들이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얼굴>이란 제목이 나오고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얼굴>은 영규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의 뒤틀린 내면으로 들어간다. 영규는 사람들의 평가로만 미추를 구분한다. 그래서 아내 영희를 보지 못하고 유추할 수밖에 없다는 공포가 있다. 영규의 깊숙한 내면으로 독자를 데리고 가기 위해서는 독자도 그처럼 영희의 얼굴을 보지 못해야 한다는 설정이 큰 얼개가 됐다.

- 두 사람의 아들 동환은 어떤 맥락에서 탄생했나.

고도성장 시기를 다루는 이야기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를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동환은 그 시기를 겪지 않은 세대다. 나의 세대처럼. 그렇다면 우리 세대는 그 이면을 알았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가 현재의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부모 세대가 어떠한 젊은 시절을 보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굉장히 가까운 사이인데도 일종의 단절이 있다. 동환도 마찬가지로 영규의 한면만 보는 아들이다. <얼굴>은 그런 그가 아버지의 이면을 알게 됐을 때의 선택과 감정이 중요하다고 봤다.

- 통상 권해효 배우는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 선한 캐릭터들로 기억된다. <얼굴>에서 그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본 것 같다. 나이 든 영규가 아들 동환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할 때 점점 어두운 내면으로 들어가면서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배우가 한 호흡으로 연기한 것 같았다.

맞다. 한 호흡이다. 그때 정말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셨다. 권해효 선배님이 시나리오를 보고 “연 감독, 이 장면은 내가 편한 대로 연기해도 돼?”라고 물으셔서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 박정민 배우도 나도 어떤 연기일지 몰라 궁금했는데, 권 선배가 1인극 무대처럼 15분을 쭉 연기하셨다. 나와 박정민 배우 둘 다 진짜 감탄했다. 나야 모니터로 보지만 박정민 배우는 권 선배 바로 앞에서 봤는데 정말 장관이었다고 하더라. 정말 좋은 공연 봤다고. (웃음)

사진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1970년대는 박정희 대통령의 시대이고, 극 중 대사로도 “호황이라 정신없이 일하기 바빴어. 말 그대로 나라가 일어서고 있었다고”라고 표현된다. 성과 이외의 가치는 뒷전에 두고, 심지어 하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시대적인 공기를 이 영화는 짚어내고 있다. 한편으론 그런 시대상을 다시 끄집어낸 건 예술가의 눈에 그러한 성과주의가 현대에도 팽배해서가 아닐까 싶다.

맞다. 지금도 완전 그렇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OTT도 그렇지 않나. 어느 순간부터 OTT 작품도 내적인 이야기를 거의 안 하고 오직 순위에 관해서만 말한다. 국내 시청자가 OTT 작품을 즐기며 쓴 리뷰보다 전세계인이 그 작품을 얼마나 즐기고 있느냐만 중요하게 이야기된다. 어쩌면 순위가 전부란 느낌을 받는다. 이는 극단화된 성과주의가 아닐까.

- 영규란 캐릭터를 감독 안의 성과주의를 끄집어내서 인물화했다고 표현했지만 한국 사회와도 닮았다. 한국전쟁 이후에 상처 입은 빈국이 일어선 것처럼 자신의 한계를 딛고 일어선 기적의 사나이.

맞다. 영규는 한국 사회의 어떤 모습을 의인화한 캐릭터다. ‘한강의 기적’인 셈이다.

- 그런 면에서 고집스럽게 살아남은 남성 캐릭터는 한국영화에서 꽤 보았다. 하지만 영희는 독특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그는 시대를 뛰어넘는 윤리성을 가지게 됐나.

그 시대가 희생시킨 건 뭘까. 나는 불편한 정의라고 본다. 말하자면, 영희는 희생되어야 했던 불편한 정의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그래서 희생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 속 영희는 원작 그래픽노블보다 더 주체적인 면도 있다. 영희는 마지막 순간에 영규에게 흉터를 남긴다.

- 그래픽노블을 볼 때 어떻게 영희는 매 순간 옳은 말만 할까 궁금했다. 영화에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조금 본 듯하다. 영희도 상처를 받고 그 시대에 보통 사람들처럼 살려고 해봤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영규를 만났고 영규가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니까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원작엔 없던 대사다. 연출자로서 새로운 대사를 통해 무엇을 강조하고 싶었나.

두 사람의 오해도 강조하고 싶었다. 영희는 영규가 자기를 오롯이 봐줄 거란 일종의 오해를 하고 결혼을 결심했을 것이다. 이후 영희가 보여준 정의감의 동력은 사실 영규의 사랑이었다. 그 오해가 두 캐릭터의 아이러니를 배가한다. 나는 그 대사와 연결되는 다음 장면도 좋아한다. 영희가 “당신 때문에”라고 말하는데 영규는 갑자기 뒤돌아서 폭력을 휘두른다. 정말 끔찍하고 아이러니한 순간이다.

- <얼굴>이란 제목에 어울리게 얕은 심도로 캐릭터의 얼굴은 클로즈업하고 배경은 날려서 얼굴에만 집중하도록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촬영법을 한결같이 밀고 나간다.

표상우 촬영감독과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르포를 많이 봤다. 재연 장면에 클로즈업이 자주 쓰인다. 촬영감독과 영희의 얼굴을 노출하지 않고 찍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논의했는데, 처음엔 렌즈 플레이어로 얼굴을 가리는 방법도 생각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얼굴을 감춘다는 느낌이 들어 택하지 않았다. 대신 르포 형식으로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롱숏을 섞어 썼다.

- 틱톡에서 보고 <지옥> <계시록>에서 선보였다고 밝힌 얼굴 클로즈업과 배경 왜곡 효과를 <얼굴>에서도 볼 수 있으려나 생각했는데 정직하게 촬영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차 떼고 포 떼고? (웃음) 이 영화는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보니 아주 기본적인 앵글과 기법만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피와 뼈>를 보면서 연구한 시장 신은 망원렌즈를 써서 촬영했고, 대화숏은 클로즈업을 많이 썼다. 전반적으로 정직하게 찍었다.

- 영화의 완성도를 다양한 각도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작은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들까지 모두 극 중 세계에 몰입해 훌륭한 연기를 펼칠 때 완성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과거 청풍피복에서 영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은 그 세계에서 걸어나온 것처럼 느껴진다.

흔히 말하는 연니버스 어벤저스의 총출동이다. (웃음) 고동업 선배는 <염력> <지옥>에, 홍석빈 선배는 <지옥2> <기생수: 더 그레이>에도 나오셨고, <계시록>에서 판사로 등장해 빌런 권양래(신민재)에게 “조용히 하세요”라고 한다. (웃음) 김혜정 선배와는 첫 작업이었는데 다른 작품에서 함께하려다 이번에 같이하게 됐다.

- 그 세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은 ‘악의 평범성’ 그 자체다. 그들은 영희를 혐오하는 말을 한참 한 다음 동환과 헤어질 때 인자하게 “작가 양반 수고했어요”라고 인사한다. 참 인상적이었다.

서로 어깨동무도 한다. (웃음)

-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톺아보면 악역이 한명이 아니라 여러 명인데 그 사람들이 모두 얽혀 있다. 어떨 땐 연상호 감독이 만든 악은 한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면 그 자체란 생각이 든다. 어째서 악을 한 캐릭터에게 몰아주지 않고 늘 흩뿌리나.

어찌 보면 강박이기도 한데 내가 선인을 잘 못 그린다. 상업영화라면 선한 인물이 주인공이어야 하는데, 그런 인물이 잘 안 그려진다. 최소한 상처받은 주인공을 그리는 건 편하지만. 내가 그린 인물 중에서 그나마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 <지옥>의 민혜진(김현주), <계시 록>의 이연희(신현빈) 정도다. <부산행>의 석우(공유)도 사실 처음엔 좀 이기적이다. 완벽하게 좋은 면만 있는 존재는 상상이 잘 안된다. 이면이 바로 떠올라서다. 예를 들자면 슈퍼맨 같은 캐릭터는 이해가 잘 안된다. 왜 저렇게 행동할까, 질문들이 솟아난다. 하지만 악인은 너무 잘 그려진다. (웃음) 100명도 만들 수 있다. 여러 방식으로.

- 마지막 순간에서 원작과 동일한 결말을 택한다. 최종점에 흔들림이 없지만 사진에 담긴 영희의 얼굴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는 고심했을 듯하다.

그래픽노블 마지막에 영희의 얼굴을 보여줬는데도 독자들이 “그래서 이게 어떤 얼굴이냐”고 많이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이미 이미지로 봤는데도 그걸 다시 문자로 설명해달라니. 얼굴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정보가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자신이 본 이미지를 다시 규정하고 싶어 했다. 사실 <얼굴>은 무언가를 규정하려고 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의 엔딩도 당연히 비슷하게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일단 신현빈 배우의 턱선까지는 영화 내내 나왔기 때문에 그의 얼굴형을 기본으로 해야 했다. 신현빈 배우의 사진을 촬영했고, 실제 존재했던 사람의 사진을 보는 느낌이 들도록 합성했다.

- 아름답다, 추하다 어느 한쪽으로 결론내릴 수 없는 미묘한 얼굴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에게 이토록 거대한 혐오를 가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묘한 얼굴이다.

그 묘함이 핵심이었다. 심지어 한번은 CG팀에서 아예 못생긴 얼굴로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세상에 못생긴 얼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CG팀에서 못난 얼굴을 만들겠다고 작정해서 콧구멍을 크게 만들어버린 걸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얼굴로 다가오지 못생겼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결국 아름다움과 추함은 주관적 평가다. 누군가를 두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건 얼굴만 가지고 평가하는 게 아니잖나.

- 단편애니메이션(<지옥: 두개의 삶>), 장편애니메이션(<돼지의 왕> <서울역>), 장편 상업영화(<부산행>), OTT 시리즈(<지옥> 시리즈), 해외 작품을 원작으로 삼은 스핀오프 시리즈(<기생수: 더 그레이>), 해외 영화인과 협업한 영화(<계시록>), 다시 저예산으로 자유롭게 찍은 영화(<얼굴>) 등 다양한 작업 방식을 경험했다. 한국 영화인 중에서 최다 경험자가 아닌가 싶다. 이런 작업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연상호 감독만의 작업 방식이 있는지 궁금하다.

재주가 용하지 않아서 비슷한 면이 분명히 있다. 나는 초반에 사건을 빵 터뜨리고 그것이 흘러가는 얘기를 많이 쓴다. 천천히 갈등을 쌓아가서 중반 이후부터 큰 덩어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의 작업은 아직 안 해봤다. 대부분 쇼크 요법으로 이야기를 짜낸다. 일종의 버릇이 된 것 같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