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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성실한 성장, <수연의 선율> 김보민

<수연의 선율>의 수연(김보민)은 어리지만 여리지 않다. 지켜줄 부모가 없고 의지하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상황에서 수연은 원하는 곳에 입양되기 위하여 생각한 것들을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감추며 방긋 웃어 보이기도, 터져나오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욕을 내뱉기도 하는 수연은 순수와 어둠, 생존본능이 뒤섞인 복합적인 인물이다. 김보민은 수연을 이해하기 위해 그녀를 향한 편지를 써나갔다. “처음에는 ‘너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같이 잘해보자’라고 적었다. 최근에는 ‘너는 참 성숙하지만 고집이 있고 목표가 뚜렷하지만 그걸 이루기에 아직 미숙하구나’라고 얘기했다.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그래도 수연이는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다.” 감정을 구축하기 위해 최종룡 감독이 추천한 영화와 책도 보았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친구의 다정한 엄마, 입양 가정의 부모, 자신에게 없는 것을 고요히 바라보는 김보민의 얼굴은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배역과 자신을 분리한 뒤 수연의 시선과 감정에 최대한 집중”했다. 물론 김보민은 수연과 겹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계속 이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갈망이 수연의 마음과 비슷한 것 같다.” 영화 속 자꾸만 이탈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서로에게 “사라지면 안된다”라고 속삭이는 김보민, 7살 선율 역의 최이랑과의 호흡은 잊기 힘들다. “이랑이랑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다음에는 행복한 가정의 아이로 만나자고. (웃음)” 중학생인 김보민은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유치원 때 찍은 사진을 엄마가 SNS에 올렸는데 제의가 와서 오디션을 보았다. 그렇게 7살에 연기를 시작했다.” 경상남도 양산이 고향이라 사투리를 고치느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코로나가 끝날 무렵에는 정체기가 왔다. ‘이 길이 내 길이 맞나’라는 고민을 했다. 그런데 마침 가까운 대구에서 오디션이 열렸다. 떨리는 마음과 ‘다시 한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안고 갔다.” 그렇게 참여한 오디션에서 합격한 김보민은 <수연의 선율>로 처음으로 독립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데려다준 “큰 행운 같은 작품”이라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공포물’을 꼽았다. “좀비물을 좋아하고 <부산행>을 보며 많이 울었는데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다.”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예전에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완벽한 배우가 되고 싶었다”라며 “요즘은 유해진 배우님처럼 연기도 잘하면서 편안하고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하게, 맡은 임무를 시간 안에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성장의 한가운데 있는 김보민은 주어진 역할과 성실하게 대면하고, 나아갈 길을 열정적으로 끌어안으며 자기만의 내일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filmography

영화

2024 <수연의 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