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고 정확한 붓 터치로 일상의 순간을 생생하게 포착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우리에게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삶에 관한 기록은 다른 거장들과 달리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결국 페르메이르의 세계에 다가가는 길은 오직 그가 남긴 작품에 집중하는 방법뿐이다. <베르메르: 위대한 전시회>는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을 스크린으로 옮겨 담는다. 영화는 첨단 장비를 활용해 캔버스 표면 아래 숨은 밑그림과 수정의 흔적을 추적하며, 평범한 순간을 특별한 장면으로 만드는 화가의 재능에 주목한다. 빛의 반사와 공간의 결을 집요하게 탐구한 그의 화법은 누구나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영화의 담백한 연출이 오히려 작품에 대한 자신감으로 느껴진다.
[리뷰] 기교 없이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을 투명하게 비춘다, <베르메르: 위대한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