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두산중공업의 석탄발전소 수출을 저지하기 위해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 강은빈, 이은호는 게릴라 시위에 나선다. 기후 위기의 절박함을 드러내기 위한 활동으로 인해 두 사람은 법적 분쟁에 휘말린다. 활동가 은빈은 재판이 진행되며 자신이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을 품게 된 여러 이유를 설명한다. 그의 목소리를 따라 영화는 폭염에 취약한 쪽방촌, 석탄발전소 가동을 재개한 삼척, 폭우와 가뭄으로 한해 농사를 망친 농부들까지 기후 재난의 현장으로 뻗어간다. 다큐멘터리 <바로 지금 여기>는 두산중공업 시위라는 재판에서 시작하여 작금의 세대가 직면한 기후 재난의 현실을 폭넓게 살핀다. 다만 각 담론들이 유기적인 호흡을 구축하며 새로운 의제를 던지기보다는 단편적인 나열에 그친다. 사회 각 계층에서 겪고 있는 기후 불평등의 사례집보다 4년에 걸친 법적 투쟁에 더 마음이 가는 이유다.
[리뷰] 사례집보단 투쟁의 지난한 시간에 마음이 간다, <바로 지금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