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끝내는 대신 곁에 있는 한 사람을 살리기로 한 조엘(페드로 파스칼)의 선택으로 막을 내린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1은 원작에 버금가는 울림을 주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 4월13일, 후속 시즌이 공개됐다.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원작 삼은 시즌 2는 파격적인 전개로 발매 당시 게이머들의 반발을 샀던 만큼 공개 전부터 시청자들의 우려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첫화 공개부터 전작보다 13% 증가한 시청자 수 530만명으로 우려를 해소했다. 뜨거운 감자였던 2화는 오히려 두터운 감정선과 스펙터클한 공성전 연출로 호평받 았다. 일각에서는 애비(케이틀린 디버)와 엘리 (벨라 램지)의 시점을 전환하며 교차했던 게임과 달리 엘리의 시점을 고수한 시즌2의 연출로 서사가 지나치게 늘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결과 최종회 시청자 수는 370만명으로 전 시즌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전 시즌을 웃도는 3700만명의 에피소드당 평균 시청자 수는 향후 시즌 흥행에 낙관적인 요소다.
최종화 공개 이틀 전이었던 5월23일, 원작자 닐 드럭만과 총괄 쇼러너 크레이그 메이진이 참석한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렸다. 가장 먼저 언급된 건 시즌2의 핵심 장면이었다. 드럭만은 조엘과 엘리의 마지막 대화를 담은 6화 ‘현관 시퀀스’를 “두 사람의 마지막 기회이자 용서와 사랑의 여지를 남긴 장면”으로 꼽았고, 메이진은 “가장 스크린으로 옮기고 싶었던 동시에 가장 두려웠던 장면”으로 “조엘의 죽음”을 들었 다. 메이진은 특히 “죽음을 보여주는 방식보다 그를 바라보는 엘리의 감정선을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엘의 부재 이후 시즌2의 정서적 중심이 “표면적으로는 엘리와 임신 중인 디나(이사벨라 메르세드)의 관계 지만 애비의 서사와 조엘의 부재 또한 여전히 서사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두 사람은 각색 과정에서 “시리즈물과 게임이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데 집중했다. 기본 전제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속도를 조절하지만 드라마는 주제에 의해 설계된 경로가 있다”(닐 드럭만)는 점이었 다. 오리지널 캐릭터 게일(캐서린 오하라)의 등장과 유진(조 판토리아노)에게 새로운 서사를 부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누군가가 되는 경험을 주지만 드라마는 모두를 동일한 거리에서 보여주기” (크레이그 메이진)에 조엘과 엘리의 서사를 감정적으로 확장 하기 위해선 새로운 인물들의 입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시점 구성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메이진은 게임 특유의 시점 전환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텔레비전이 반대로 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빠르게 타인의 관점으로 전환하여 충격을 느끼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에게 초유의 관심사는 후속 시즌에 대한 정보였다. 원작에선 엘리와 애비 사이의 복수의 고리가 처절하게 깊어지는데 드럭만은 “다음 시즌에도 조엘과 엘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중요하다”며, 조엘의 부재가 “인물들의 감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애비의 비중이 더 커질 다음 시즌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애비의 마지막을 아직 보지 못했지 않나”라는 메이 진의 말에서 준비 중인 시즌3를 향한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