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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천재 앞에 선 범재처럼 소재에 비해 밋밋하다, <커미션>

천재를 형제로 둔 범재는 괴롭다. 유명 웹툰 작가 주경(김용지)을 언니로 둔 만년 지망생 단경(김현수)의 처지가 그렇다. 함께 일하던 미술 강사 동료도 데뷔에 성공하는 현실에 불만을 가진 그는 의뢰를 받고 그림을 그리는 커미션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이후 낮에는 언니의 도움으로 거장 만화가 진필(남명렬)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밤에는 다크웹에서 커미션을 받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단경은 자신이 그린 고어물과 닮은 살인사건을 발견한다. 신재민 감독의 <커미션>은 동인 문화에서 만연한 거래 방식인 커미션을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다. 만화계의 문하생 구조와 커미션의 자유도를 대비시키며 재능을 둘러싼 비뚤어진 욕망을 표현한다. 다만 서브컬처를 소재로 삼을 때 자주 겪는 얕은 표현 수위가 실제 문화와 거리감을 조성하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제29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상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