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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롤라는 누구에게로? 제75회 독일영화상 열려…

<9월 5일: 위험한 특종>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9관왕 차지해

지난 5월9일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75회 독일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트로피의 별칭을 따라 오스카라고 불리듯, 독일영화상 또한 트로피의 애칭과 같은 이름인 ‘롤라’로도 알려져 있다. 독일영화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답게 독일의 저명인사와 영화인 1700여명이 자리해 축사와 공연, 진솔한 수상 소감으로 공간을 채웠다. 올해의 롤라는 단연 <9월 5일: 위험한 특종>의 독무대였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를 다룬 이영화는 시상식 전부터 10개 부문의 후보 지명을 받아 수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됐다. 이미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을 시작으로 오스카, 바이에른 영화상에서도 후보 지명을 받은 만큼 독주가 예상됐는데, 최고작품상인 금롤라상은 물론 감독, 편집, 각본, 카메라, 여우 조연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는 이 작품의 수상 결과를 두고 “치밀하고 담담하게 전개되는 흥미진 진한 영화”라고 평했다. 스위스 출신이며 뮌헨에서 영화를 공부한 팀 펠바움 감독은 연단에 서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미디어의 역할을 되묻는 게 중요했다. 거짓 언론과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지금, 독립적인 매체들이야말로 민주주 의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어떤 비판을 받더 라도 미디어를 후원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매체가 독립성을 띠는 탐사보도가 불가능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숱하게 마주해왔다”고 외치며 언론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후원을 이어갈 것을 역설했다. 이외에도 독일영화진흥원의 지원으로 제작된 이란 출신 모하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가족 스릴러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은롤라상을, 독일 나치 시절 반나치 활동을 했던 독일 젊은이들의 이야 기를 그린 <힐데, 사랑을 담아>가 동롤라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 중 최근까지도 역사의 증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던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마르고트 프리틀렌더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순간 객석은 슬픔에 잠기며 숙연해졌다. 이날 독일 언론은 장내를 감싼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