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수산업 재벌 광(성강)이 자국에서 불법 조업 혐의로 수사를 받는 가운데, 미니애폴리스 마약수사국 요원 존(루크 에반스)은 광의 회사가 미국 내 대규모 마약밀수에 연루되어 있음을 포착한다. 15년 전 악연으로 얽힌 두 남자의 추격전은 타이베이에서 다시 불붙고, 드라이버의 숙명을 타고난 여인 조이(계륜미)는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한 질주에 나선다. 뤼크 베송 감독의 첫 아시아 프로젝트인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는 컨셉과 캐스팅만으로도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프랑스 프로덕션이 타이베이로 무대를 옮겨 제작한 이번 작품은, 서양과 동양, 도시와 시골이라는 대립항을 충돌시켜 나름의 키치적 미학을 펼쳐낸다. 액션, 서사, 캐릭터 빌딩에서 모두가 아는 공식을 따르면서 의도적으로 촌스러워진 영화이지만, 그 예측 가능한 재미와 세기말 B급 카 액션의 향수를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뷰] 친구의 추구미가 이상한데 응원하고 싶을 때, <드라이브 인 타이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