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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장면 하나하나에 강한 자기 연민이 느껴진다, <하루 또 하루>

수산업에 종사하는 현우(김지완)는 큰돈을 만지게 해주겠다는 친구의 제안에 귀가 솔깃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꿔가며 전 재산을 투자하지만, 처음부터 투자금을 노린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진다. 하루 종일 울려대는 빚 독촉 전화를 견딜 수 없던 현우는 결국 가족과 함께 양산으로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실의에 빠져 술만 마셔대는 남편에게 실망한 유리(현영)는 가족을 부양하며 재기를 꿈꾼다. <하루 또 하루>는 30년 지기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삶의 의지를 잃은 피해자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드론을 활용한 눈부신 풍광은 지역 영화의 강점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하지만 명확한 사건도 없이 연신 고성을 쏟아내는 남자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여자의 조합은 충분한 공감을 일으키지 못한다. 콩트를 연상하는 과장된 대사와 몸짓은 오락가락하는 영화의 톤과 맞물리며 장르마저 불분명하게 뒤섞는다. 연단극단의 대표이자 배우 박용기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