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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작가 추모 기획③] 정훈이 만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새벽까지 원고를 기다리다 지친 편집장의 마음도 금세 유쾌하게 돌려 세웠던, 작가 본인은 몰라도 독자들만큼은 제대로 웃겼던, 때로는 영화 바깥에서 세상의 슬픔과 함께했던 정훈이 만화의 순간들을 추억하며.

64호 <전설의 고향>(1996)

‘바캉스 간다’의 기원은 ‘박광수 간다’? 정훈이 만화의 엉뚱함과 뻔뻔함에 모두 웃으며 이마를 짚게 한 연재 초창기의 인기작.

126호 <스타워즈>(1997)

1997년, <스타워즈> 2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판이 재개봉하자 정훈 작가는 16:9 화면비까지 재현해가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미학과 주요 반전까지(!) 한눈에 간추리는 친절한 해설사 역할을 도맡았다.

706호 ‘분향’ (2009)

많은 이들이 잊을 수 없는 단 한편의 정훈이 만화로 ‘영화가 없는’ 정훈이 만화를 꼽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어두운 방 안에서 남기남이 홀로 향을 피우고 술을 따르며 눈물 흘린다.

256호 <사무라이 픽션>(2000)

<사무라이 픽션>은 안 봤어도 정훈이 만화의 <사무라이 픽션>은 재밌게 봤다는 독자들을 대거 양산한 에피소드. 작가 자신도 “흑백 영상, 완벽한(?) 일본어 대사 처리로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옮긴 작품이라며 응수했다.

887호 <클라우드 아틀라스>(2013)

2022년에도 여전히 통렬한 이 작품은 시사 풍자 만화는 효력이 짧다는 통념을 깨는 정훈의 역작이자, 역사물 애호가였던 그의 내공을 잘 보여준다.

1286호 <레벨16>(2020)

크리스마스의 마지막 인사. 직접 등장한‘정 작가’는 마치 다음호를 예고하는 듯한 덤덤한 투로 “중대 발표”를 남기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