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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돌아온 일지매

The Return of Iljimae (2009)

시놉시스

“매화는 눈 속에 피어 추위에 떨고, 어미는 어려서 되어 이별에 우네…”

매화가 피어나는 이른 봄, 태어나자마자 냇물에 버려진 일지매는 거지인 걸치와 열공스님에 의해 키워진다. 일지매의 어머니는 양반가의 노비였지만, 일지매를 낳자마자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채 쫓겨나 백매라는 기생이 되어 살아간다. 친자식은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아기에 대한 사랑이 커져가고 있는 걸치는 어느 날, 백매가 있는 기방으로 젖동냥을 가게 되고 한시라도 자신의 아기를 잊어 본 적이 없는 백매는 거지가 안고 있는 아기가 자신의 아기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젖을 물리고 갖고 있던 패물까지 주게 된다. 하지만 거지가 가진 패물을 의심한 젊은 포졸 구자명은 사실 확인을 위해 걸치와 함께 다시 기방에 가게 되고, 백매를 보자 첫눈에 반하게 된다. 차가운 성격의 백매에게 뭔가 사연이 있다고 예감한 구자명은 그때부터 백매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고 하지만 행여 자신의 아기에게 해가 갈까 걱정하는 백매는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한편, 또 다시 젖동냥에 나선 걸치는 우연히 양반가의 노마님의 눈에 띄게 되고 아기가 자신의 손자라는 사실을 한 눈에 알아본 노마님은 걸치에게 아기를 키우게 된 사연을 묻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집사에 의해 아기를 없애라는 명령을 받은 사내들이 암자를 공격하지만 다행히 아기는 이미 열공스님에 의해 피신되어진 후이다. 하룻밤 사이에 친아들 같은 아기를 잃어버린 걸치는 슬픔에 빠지지만, 아기는 일지매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양갓집에 입양되어 안정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지매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동안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왕횡보에게 친부모에 대한 사실을 듣게 된 일지매는 사랑하는 양부모를 떠나 조국과 부모를 찾아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제 얼굴을 보고 아들이 아니라고 말하세요. 그럼 미련 없이 돌아서겠습니다.”

1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 일지매는 왕횡보와 함께 아버지인 김참판의 집으로 향하지만 막상 유일하게 자신을 반겨줄 할머니의 상을 치르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에 왕횡보는 일지매를 근처에서 기다리게 하고 먼저 김참판의 집으로 들어간다. 관심이 자기에게 집중된 틈을 이용해 다른 첩자들이 임무를 완수하게 하기 위해서 그 집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던 왕횡보는 신고로 출동한 포도청장 구자명에 의해 체포되고 만다. 아무리 기다려도 왕횡보가 오지 않자 그를 찾아 나선 일지매도 중국 사람의 행색 때문에 첩자로 의심을 사 포졸들에게 붙잡혀 포도청에 갇히게 된다. 자신의 처지가 억울하지만 하소연할 데도 없었던 일지매는 잡혀온 왕횡보에게 영문을 묻지만, 일지매를 이용하기 위해 조선으로 데려온 왕횡보가 대답을 해줄 리가 없다.

잡혀온 일지매를 심문하던 구자명은 18년 전 백매와 아기에 얽힌 비밀을 비로소 풀게 되고 그와 동시에 일지매에게 연민을 품게 된다. 구자명과 함께 김참판의 집에 가서 아버지를 만난 일지매는 단호하게 자신이 아들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친아버지의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게다가 구자명에게 어머니인 백매가 어느 날 갑자기 고향으로 간다며 사라졌다는 얘기까지 듣자 크게 상심한 일지매는 탈옥을 감행하게 된다. 일지매 덕분에 함께 탈옥하게 된 왕횡보는 고국으로 도망치기 위해 갖은 모략을 쓰며 압록강까지 도망치지만 구자명의 끈질긴 추적으로 결국 다시 잡히게 된다. 한편, 이제 어디도 갈 곳이 없어진 일지매는 동굴에 숨어 살면서 농가에 내려가 닭을 훔쳐 먹으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산삼을 캐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달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고, 일지매는 달이와 함께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조선에 온 이후 처음으로 따뜻한 정을 받으며 지내게 된다.

“나는 한 마리의 이. 어미를 찾아 옷섶 안을 헤매던 더러운 이.”

달이와 함께 움막에서 지내게 된 일지매는 그의 무술실력을 알아 본 달이의 아버지 강세욱에게 장백검술을 배우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일어난 닭 서리 사건을 수사하던 구자명은 ‘여자였지만 무술이 보통이 아니었다’라는 제보를 듣고, 범인이 일지매라고 확신해 달이의 움막을 습격하게 된다. 달이를 볼모로 잡아 일지매와 강세욱까지 잡는데 성공한 구자명은 뜻밖에도 달이가 역모를 꿈꾼 양반가의 딸이었고 강세욱은 그의 심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르고 먼저 풀려나게 된 일지매는 하루 빨리 달이와 강세욱과 함께 움막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에 포도청 앞에서 두 사람이 풀려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달이와 강세욱은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되고 그 장면을 눈 앞에서 보게 된 일지매는 조선에 와서 처음 따뜻한 정을 주었던 달이의 죽음에 세상을 저주하며 분노하게 된다.

분노와 절망으로 한 마리 사나운 들개가 되어 한양의 저잣거리를 때려 부수는 일지매 때문에 한양은 한바탕 난리가 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포졸들을 피해 달이와의 추억이 깃든 동굴에 숨은 일지매는 중국으로 입양을 보내 자신의 어린 목숨을 구해준 열공스님을 만나 가르침을 받게 된다. 열공스님에게 자신을 키워준 걸치가 거제도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일지매는 걸치를 만나 고기를 잡으며 평온한 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그도 잠시, 일지매를 사모한 마을 처녀의 계략으로 다른 처녀가 죽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자신으로 인해 평화롭던 마을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자책한 일지매는 거제도를 떠나게 된다. 일지매가 떠난 밤 폭풍우가 몰아치고 기구한 운명에 의해 일지매는 풍랑을 만나 배가 뒤집혀 깊은 바다 속으로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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