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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찍는 독립 영화인들의 고민과 현실 그리고 이들의 작업을 그려낸 청춘영화

민규(은해성)는 가난한 독립 영화인이다. 고지서가 쌓였고, 오래 사용해 고장이 잦은 카메라를 보면서 영화 일을 접을까 진지하게 고민하지만 상규(장준휘), 태인(김지나) 등 선배 감독들이 부를 때마다 다큐멘터리 촬영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한나(오하늬)는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로 피겨스케이팅 유학을 갔다가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일로 생긴 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집을 나왔고, 해외 입양 문제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에 통역으로 참여하면서 민규를 만난다. 주희(이서윤)는 어릴 때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국인 한국을 찾은 여성이다. 태인이 연출하는 다큐멘터리에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고, 민규, 한나 등 제작진의 도움을 받아 친모를 찾아나선다.

이인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다큐멘터리를 찍는 독립 영화인들의 고민과 현실 그리고 이들의 작업을 그려낸 청춘영화다.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해외 입양, 실향민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문제를 접점 삼아 세 청춘의 사연을 번갈아가며 펼쳐낸다. 민규, 한나, 주희는 각기 다른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상황임에도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연대하며 앞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불안보다는 작은 희망을 더 보여주는 청춘영화다. <관계의 가나다에 있는 우리는>은 2019년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