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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플레이' 9.11 테러가 발생한 그날, 뉴욕으로 향하던 남녀의 이야기

비행기 옆자리에 앉은 낯선 남성의 헤드셋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때, 그에게 함께 듣자고 제안할 확률은? 높지 않다. 세상은 넓고 음악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함께 듣게 된 노래마저 여주인공 조니(앰버 루바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포크송이다. 앨리엇(조 퍼디)과 조니의 인연은 이처럼 두 사람의 음악적 취향과 공명하며 막 시작되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탑승한 비행기가 급선회해 출발지인 LA에 착륙하고, 관객은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9·11 테러가 발생한 바로 그날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공항은 혼란 그 자체고, 공중전화도 불통이다. 누군가의 온기가 필요할 때이지만 믿고 기댈 사람이 없는 상황 속에서, 앨리엇은 조니를 따라 그의 친척 할머니 집에 간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뉴욕에 가야 하는 사정이 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밴드 공연 연주자인 앨리엇은 공연을 위해, 조니는 결혼식 참석차 LA에 왔다가 본래 주거지인 뉴욕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두 사람은 할머니의 캠핑카를 직접 운전해 뉴욕으로 향한다.

<리플레이>는 포크송을 더한 로드무비다. 이동 중 넓은 대륙을 비추는 로드무비의 공식을 깨고, 영화는 운전 중 노래를 부르는 두 남녀에게 집중한다. 싱어송라이터인 배우 조 퍼디앰버 루바스의 음색이 부드럽게 교차하면,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전에 음악적 능력부터 알아차리는 두 캐릭터의 이야기가 힘을 받는다. 큰 아픔을 남긴 참사 주변에서 사랑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