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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묘한 이야기>의 세 배우, 밀리 브라운과 케일럽 매클로플린, 게이튼 마타라조

더스틴 역의 게이튼 마타라조, 루카스 역의 케일럽 매클로플린, 미스터리한 소녀 일레븐을 연기한 영국 배우 밀리 브라운(왼쪽부터).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친구를 찾아 떠나는 모험. 넷플릭스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기묘한 이야기>(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즌1 시청이 가능하다)는 제목처럼 한마디로 표현 할 수 없는 기묘한 정서적 체험을 선사하는 영화다. 늘 어울려 놀던 친구 윌이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지자, 마이크(핀 울프하드)와 더스틴(게이튼 마타라조), 루카스(케일럽 매클로플린)는 자전거를 타고 전조등을 밝히며 사라진 친구를 직접 찾아나선다. 이들은 그 과정에서 신비한 능력을 가진 새 친구, 일레븐(밀리 브라운)을 만나기도 한다. 이 모든 게 동심으로 모험을 시도할 수 있었던 1980년대가 배경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0년대 영화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기묘한 이야기>의 아역배우들은 사실 밀레니엄 이후 태어난 21세기 소년, 소녀들이다. 미스터리한 소녀 일레븐을 연기한 밀리 브라운을 만나기로 한 자리에 케일럽 매클로플린과 게이튼 마타라조가 함께 등장하며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21세기 출신 아역배우들의 1980년대 체험 에피소드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만남이었다.

-처음 <기묘한 이야기>의 오디션을 보던 순간을 기억하나.

=밀리 브라운_ 기억한다. LA에서 오디션을 본 뒤 영국으로 돌아갔었고 두달이 지난 뒤에야 전화를 받았다. 보통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전화로 알려주는 것은 캐스팅 디렉터 또는 에이전트인데, <기묘한 이야기>의 경우 감독님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우리의 일레븐을 맡아줘”라고 말해줬다. 흔치 않은 경험이라 무척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케일럽 매클로플린_ 맞다. 나에게도 그랬다. “네가 우리의 루카스야.” 그건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게이튼 마타라조_ 오디션 현장에 갈 때마다 정말 수많은 ‘마이크’들과 수많은 ‘일레븐’들이 있었다(시리즈의 주요 배역.-편집자). 나 역시 처음에는 마이크 역할로 오디션을 봤지만, 결국 더스틴을 연기하게 됐다.

-<기묘한 이야기>는 수많은 80년대 SF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배역을 준비 하면서 80년대 영화를 참고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영화가 마음에 들었나.

=게이튼 마타라조 이건 70년대 영화긴 한데…. 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를 특히 좋아한다. 80년대 영화 중에서는 <구니스>(1985)가 좋다!

=케일럽 매클로플린 나는 <스탠 바이 미>(1986)가 좋던데.

=밀리 브라운 우리 드라마엔 1980년대에 사랑받았던 영화의 모든 것들이 조금씩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스탠 바이 미>의 우정, <죠스>의 보안관, 그리고 내가 연기하는 일레븐은 <E.T.>(1982)의 E.T. 같은 존재이고. (좌중 웃음)

-1980년대를 접해보지 않았는데, 그 시기의 인물들을 연기한다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 <기묘한 이야기>에 출연하며 새롭다고 느꼈던 점은 뭔가.

=게이튼 마타라조 거대한 무전기를 잡고 연기한다는 게 신기했다. 하지만 난 이 무전기가 무척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아이들이 자전거 타는 모습조차 보기 힘들잖나. “얘들아! 여기 봐, 나 피카추 잡았어. 이거 친구들에게 문자로 보내줘야겠다.” 요즘 애들은 이러지. (좌중 웃음) 80년대의 어린이가 되어봤다는 게 무척이나 재밌었다.

=밀리 브라운 나에게 80년대를 연기한다는 건 자유를 의미하는 것 같다. 마음대로 자전거를 타고 가게에 가는 자유를 누린다는 게 재밌었다. 그리고 카세트 녹음기. 나는 카세트 녹음기가 뭔지 전혀 몰랐다. (기자들 탄식) <기묘한 이야기>를 촬영한 뒤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나 받았지만. 카세트 녹음기가 뭔지 알게 되어 좋다.

=케일럽 매클로플린 나는 낙하산 바지가 인상적이었다. 그걸 입고 촬영할 때 밖이 무척 더웠는데 전혀 땀을 흘리는 일이 없었거든. 그리고 풍성한 헤어스타일도 멋졌다.

=게이튼 마타라조 나는 음악도 너무 좋았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무척 좋아하는데, <스타워즈> 음악처럼 우리 드라마의 음악도 무척 드라마틱해서 어떤 장면에서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

=밀리 브라운 음악 없이 촬영한 장면도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1980년대 음악에는 어떤 바이브가 있는 것 같다.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