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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흥행성적 분석, 아동영화 강세 보이고 9·11 테러로 겨울관객 증가

메가히트 풍년시대

2001년 할리우드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 한해 미국 극장가는 80억달러를 훌쩍 넘는 매표수익을 올렸고, 여름보다도 가을과 겨울 시즌에 개봉한 영화들이 빅히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중에서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스튜디오 중에는 워너브러더스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가족영화, 속편들이 유난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것도 또다른 특징.

<버라이어티>는 박스오피스 전문 분석기관 AC닐슨 EDI의 통계를 인용, 2001년 미국 극장가는 총 81억3천만달러의 매표수익을 올렸다고 보도했다(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총계가 83억5천만 달러라고 한다). 이는 지난해의 77억달러에 비해 8% 가량 증가한 수치. 극장 입장료 인상폭을 감안해도, 14억3천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이는 동원관객 역시 지난해에 비해 4%가량 늘어났다는 뜻이다. <타이타닉>이 개봉됐던 1998년의 관객동원 기록을 능가했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박스오피스 분석기관별로 서로 다른 답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물가 인상폭 등 집계에 적용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해 박스오피스의 가장 큰 경향은 메가히트를 기록한 블록버스터가 전례없이 많았다는 것. 탑10에 오른 영화들이 전체 박스오피스의 2/3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슈렉> <미이라2> <혹성 탈출> <미이라2> <몬스터 주식회사>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등 미국 내 박스오피스에서 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작품 5편을 포함, 모두 17편의 영화가 1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다른 특징은 아동영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억9천만달러), <슈렉>(2억6700만달러) <몬스터 주식회사>(2억4천만달러) 등 톱3에 오른 세편의 영화가 모두 아동관객을 아우르는 가족영화였다는 사실. <러시 아워2>(2억2600만달러)와 <미이라2>(2억200만달러) 등 흥행작의 속편들도 호응을 얻은 한해였다.여름 시즌보다 겨울 시즌이 11%가량 선전하는 등 시즌별 흥행양상도 예년과 다르게 나타나 있다. 여기에는 9·11 테러의 여파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안감을 잊고자 집 가까이에서 싸고 재미난 오락거리를 찾다보니” 극장 나들이가 잦아졌다는 것. 은 지난해 흥행의 또다른 경향으로 영국을 배경으로 하거나 영국소설을 각색한 영화, 영국식 발음을 구사한 영화가 유난히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하면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슈렉>을 예로 들고 있다.

스튜디오별 성적을 보면, <오션스 일레븐>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로 만루 홈런을 날린 워너브러더스가 총 12억3천만달러(시장점유율 15%)를 벌어들여 1위에 올랐다. 지난해 26편의 영화를 개봉한 워너는 11월과 12월 2개월 동안 무려 4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이라2>를 앞세운 유니버설이 9억5600만달러로 2위를, <툼레이더> 등을 개봉한 파라마운트가 8억9천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고, <진주만>의 디즈니, <혹성 탈출>의 20세기 폭스,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소니가 그뒤를 이었다. 워너는 이 여세를 몰아 2002년에는 모두 30편의 영화를 제작, 개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01년에 개봉해 2002년으로 이월된 <반지의 제왕>은 개봉 2주 동안 1억753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여전히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타워즈> <맨 인 블랙>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속편이 개봉 대기중인 2002년의 흥행판도는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