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스케일이다. 영화 <고질라>의 광고문구가 아니다. 신장 10cm 소인족 소녀의 이야기 <마루 밑 아리에티>가 선사하는 재미와 드라마의 큰 몫은, 인간과 소인의 세계가 기초한 ‘잣대’의 차이에서 온다. 주위를 둘러보라.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사물들은 온통 인간의 신체규격을 기준으로 맞추어 만들어져 있다. 영화 프로덕션디자이너 다네다 요헤이는 <마루 밑 아리에티>가 실사영화였더라면 가졌을 세트를 영화로부터 다시 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마루 밑 아리에티X다네다 요헤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지난 7월17일부터 오는 10월3일까지 도쿄도 고토구에 있는 도쿄도 현대미술관(http://www.mot-art-museum.jp/kor/index.html)에서 열린다. 8월 말 현재 연인원 10만명이 미술관을 찾아 아리에티의 눈높이와 보폭으로 세상을 체험했다.
1. 아리에티의 방
2. 스테인드글라스
3. 포드의 작업실
4. 램프
크리스마스트리에 휘감는 꼬마전구 장식등이 아리에티의 집에서는 주조명이 된다.
5. 욕실
재떨이 한쪽을 잘라 욕조로 설치한 아늑한 욕실. 인간의 타일을 빌려와 마감재로 쓰다보니 한개가 다다미 한조만하다.
6. 거실 겸 식당
7. 도르래
열네살이 된 아리에티가 아버지를 따라 인간의 집으로 물건을 빌리러 가는 모험의 통로다. 벽 안에 튀어나온 못이나 스테이플이 그들의 징검다리가 된다.
8. 정원
9. 와인병
10. 통풍구
정원과 집을 연결하는 통로. 아리에티가 혼자 되고 싶을 때 빗소리를 들으며 무심코 생각에 잠기는 장소이며, 스며드는 한줌의 햇볕으로 빨래를 말리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