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예전엔 다들 그렇게 찍었는데요, 뭘.” 제작비 부족으로 촬영이 중단된 첫 번째 장편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진행비 마련을 위해 방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전한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모진 선배의 모진 반응이라고 놀라지 말자.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보면 참 기특하다”는 뒷말 때문만은 아니다. 어떤 새해인사가 덜 울적할까를 고민하며 전화를 걸었는데, 20여일 만에 촬영을 재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양익준 감독의 목소리는 예년처럼 밝았으니까. 악연으로 꼬인 두 집안의 남녀가 주인공인 <똥파리>의 촬영 중단은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CJ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지원받은 5천만원에 개인적으로 마련한 2500만원으로는 누가 봐도 역부족이었다. “사적인 느낌이 많아서 무슨 일이 있어도 2007년에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무작정 시작했던 촬영이었다. 결국 1천만원짜리 전세방과 이별했고, 촬영을 마치면 올 한해는 예전의 장기를 살려 연기를 통해 빌린 돈을 갚기에 매진해야 하지만 “후회는 없다”. 촬영은 이제 7회차 정도 남았고, 어쨌거나 올해 안에는 완성하겠다는 게 감독의 다짐. 그 힘찬 걸음에 인사를 건넨다. 해피 뉴 이어!
[인디스토리] 아자 아자! 오뚝이 양익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