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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에로영화의 대부, 틴토 브라스 신작 <센소45>

이탈리아 에로영화의 대부 틴토 브라스가 새 영화 <센소45>의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 <센소45>는 1945년 베니스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데, 독일군 장교를 사랑하는 상류층의 한 부인이 그를 찾아 베니스로 떠나는 여행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부인은 결국 자신의 사랑을 찾지만, 베니스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정부의 배신이다. 정부가 자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결국 그를 살해한다.

<센소45>의 원작은 카밀로 보이토의 소설 <센소>로, 루키노 비스콘티의 1954년작 <센소>의 원작이 되기도 했던 작품. 브라스는 시대적 배경 설정을 1865년에서 1945년으로 바꿨다. 브라스는 “내 영화는 절대로 비스콘티 작품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비스콘티는 원작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에 치중했지만, 내 영화는 원작에 충실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번 영화는 내가 사랑하는 세 가지, 즉 베니스, 여자, 그리고 영화가 합쳐져 맺어진 결실이다. 또한 이 영화도 다른 내 작품과 같이 성이 주제이다. 다른 점이라면 <센소45>에서는 여인의 아름다운 육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번 영화에 거는 자신의 기대감을 표현했다.

“브라스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능력이 있어 많은 여배우들이 그의 뜻을 따르게 된다”는 모니카 벨루치의 이야기처럼, 여배우로 하여금 진한 연기를 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어 뛰어난 능력을 가진 브라스는 이번에도 47살의 나이에도 매력적인 몸매를 갖고 있는 안나 갈리에나를 기용하는 데 성공했다. 에로영화에 한번도 출연한 적이 없던 그녀는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나 선정적이어서 용기가 나지 않았으나, 결국 틴토 브라스에게 설득당했다고 한다.

“내 영화는 모두 성적인 것에 집중돼 있는데, 내가 표현하는 에로티즘은 욕망의 자유 안에서 즐거운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자신의 영화철학을 밝히는 브라스 감독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1933년 베니스에 태어난 그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졸업 뒤 프랑스로 건너가 시네마테크의 자료보관소에서 일하며 영화를 접했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뒤 알베르토 카발칸디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조감독을 거쳐 1963년 <일하는 이는 패배자>라는 영화로 데뷔했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에로티즘을 사회와 역사에 연결해 표현해온 그는 무수히 많은 여배우들을 데뷔시켜 스타로 만들었고, 1999년에는 에로 단편영화제를 주관했으며, 영화는 물론 연극까지도 연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베니스와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영화는 현재 후반작업중으로 2002년 1월 개봉될 예정이다. 음악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 로마=이상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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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니 그리고 펠리니

대학의 도시 볼로냐에서 페데리코 펠리니에 관한 흥미로운 행사 두개가 열리고 있어 화제다. 그중 하나는 펠리니와 그의 조감독이었던 모랄도 로시를 주제로 한 ‘세스토 비텔로네’라는 이름의 사진전. 사진은 대부분 로시가 찍었는데, 펠리니의 촬영장 모습과 사생활을 담아 생전의 그를 회상하게 한다. 또 하나의 행사는 펠리니의 모든 작품을 선보이는 상영회.

1951년 알베르토 라투아다 감독과 함께 작업한 <다양한 불빛들>부터 마지막 작품인 <달의 음성>(1989)까지 상영되고 있다. 또 <자전거 도둑> <무방비 도시> 등 그가 좋아하던 영화들도 함께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