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 영화계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영화 속 흡연장면 폐지와 관련하여 라마도스 인도 보건부 장관이 “담배사업자들은 영화 속 흡연연기에 대해서 해당 배우들에게 모델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인도의 유명 배우 아닐 카푸르도 “현재까지 수십편의 발리우드영화에서 흡연장면을 연기했지만 막상 내가 연기하며 피웠던 담배의 제조사들이 광고비를 지불한 적은 없다”며 라마도스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라마도스 장관의 이번 주장은 70년대 미국 연방의회에서 있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미국 연방의회는 담배사업자들이 흡연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모델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마도스 장관은 담배사업자들과 영화산업의 오랜 결탁에 대해서 언급하며 연간 제작되는 800∼900편의 인도영화 중 76%가 흡연장면을 담고 있다는 통계수치를 강조했다. 또한 어린이의 52%가 영화를 통해 흡연에 대해 인지하게 되며 영화 속에서의 흡연장면이 일반 담배광고보다 16% 이상 효과가 있다는 영국의 의학저널 <란세트>를 인용하여 흡연장면 폐지주장을 뒷받침했다.
현재 인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원로배우 아미타브 바찬은 소아마비 예방접종 광고모델을 하며 수백만명의 인도 어린이들이 예방접종 주사를 맞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영화 속에서 멋진 흡연장면을 연기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이런 경우 그의 흡연연기가 소아마비 예방접종 광고만큼이나 강력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이 인도 보건부의 흡연장면 폐지에 대한 주장이다.
영화 속 흡연장면 금지조치는 애초 8월1일부터 발효되기로 했으나 마하트마 간디의 탄생기념일인 10월2일로 날짜가 미뤄졌고 영화와 TV프로그램 모두에 적용될 방침이다. 그러나 기존 작품에 대해서는 흡연장면이 일부 허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흡연장면 금지 법령을 어길 경우 최고 2년의 징역에 처할 방침이다. 전세계 흡연 관련 질병을 앓는 인구의 6분의 1이 인도인일 정도로 인도는 대표적인 흡연국가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