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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야마토, 30년만에 스크린을 항해하려나

<우주전함 야마토>의 극장판 계획, 원작자와 프로듀서 사이의 갈등으로 마찰

야마토가 다시 한번 우주항해의 길에 오를 수 있을까? 20여년 만에 발표된 <우주전함 야마토>의 극장판 신작 계획이 저작권 문제 등을 놓고 처음부터 마찰을 빚어 야마토의 ‘부활’을 기다리던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올해는 마쓰모토 레이지의 <우주전함 야마토>가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지 30년이 되는 해. 이에 맞춰 얼마 전 야마토 시리즈를 탄생시켰던 프로듀서 니시자키 요시노부 중심으로 2006년 여름 <우주전함 야마토 부활 편>(가제)을 극장에 공개하는 계획이 발표됐다. 시대는 전작으로부터 약 20년 뒤인 2222년. 지구가 반년 뒤 이동 블랙홀에 빨려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인류가 2만7천광년 떨어진 별에 이주하기로 결정하지만, 지구인을 실은 함단이 이동 중 공격을 받으며 야마토가 반격한다는 스토리다. 죽은 모리 유키 대신 딸이 나오는 등 새로운 캐릭터도 대폭 등장시킬 예정이다.

걸림돌은 원작자인 마쓰모토와 마쓰모토를 70년대 중반 발굴하다시피 했던 니시자키 사이에 남아 있는 갈등이다. 저작권을 두고 오랜 세월 대립하며 급기야 법정까지 갔던 이들은, 지난해 니시자키가 영화를 제작하고 마쓰모토가 총설정·디자인·미술 등 저작권을 가져 공동 저작자가 되기로 하며 일단 화해했다. 하지만 이번 부활 편을 니시자키쪽이 마쓰모토쪽에 어떤 구체적인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 전격 발표하자, 마쓰모토는 “영화를 제작하는 건 자유”지만 “그림의 저작권이 나에게 있고 이동 블랙홀 설정도 내가 갖고 있던 구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각각 손잡은 제작사가 있어 타협도 쉽지 않고 구설수에 올라 제작비를 모으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2006년 공개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우주전함 야마토>는 안노 히데아키 등 일본 오타쿠 세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이 작품을 배경만 우주로 바꾼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디테일한 전함의 묘사나 스토리 전개는 어른들을 매료시켰다. 78년 첫 극장판 공개 당시 비오는 신주쿠 거리를 메운 성인들의 행렬은 ‘사회적 사건’이 됐고, 83년까지 극장판 4편이 공개돼 모두 1천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도쿄=김영희/ <한겨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