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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 열정> 감독 카날라 사스트리/<아름다운 시절> 배우 카오멩치엔

30년차 평론가, 신인감독 되다

- <의례… 열정> 감독 카날라 사스트리

<의례… 열정>의 인도 카날라 사스트리 감독(53)은 막 데뷔작을 만든 신인감독의 그것이라 믿기 힘든 인상의 소유자다. 게다가 2000년 부산영화제엔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니 더욱 당황스럽다. 잠깐,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30여년동안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2년 전엔 국제영화평론가협회 심사위원으로 부산에 왔다.” 아하. 그는 고다르와 트뤼포, 그리고 올리비에 아사야스처럼 평론활동을 하다가 감독으로 길을 바꾼 인물이었다. “1년에 800편 넘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인도에서 진지한 영화는 20편 남짓할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인도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발리우드 뮤지컬이다. 30년동안 이런 문제를 제기하다가 아예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다.” 뉴커런츠 수상결과도 확인하지도 못한 채, 신작 준비를 위해 황급히 떠나던 그는 내년 PPP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던졌다.

사진/씨네21 손홍주

진지한 ‘베이비 페이스’

- <아름다운 시절> 배우 카오멩치엔

“베이비 페이스”. 카오멩치엔은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얼굴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아름다운 시절>에 열 여덟 살로 출연한 카오멩치엔은 벌써 스물 두살, “노는 걸 너무 좋아해 학교도 거의 가지 않았던” 옛시절을 회상하는 청년이다. 카오멩치엔을 배우의 길로 이끈 사람은 그의 출연작 두편을 모두 감독한 장초치다. <어둠 속의 빛>을 찍으면서 “너, 연기 한 번 해볼래?”라고 말했던 장초치는 3년뒤 뜻밖에도 카오멩치엔을 주연으로 기용했다. 카오멩치엔은 “대만에서 연기를 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지만, 에잇,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고. 물 속에서 헤엄치는 마지막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 여덟달 동안 대만 바닷가를 돌면서 강훈련하는 고초를 겪었지만, “내 삶 전부를 바꾸고 연기에 대한 눈을 열어준” 장초치 감독과 다시 한 번 더 작업할 계획이다. 카오멩치엔 대만 영화계가 아무리 척박하다 해도 “오래도록 연기자로 남고 싶다”고 천진하게 다짐했다.

사진/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