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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리뷰] <더 테일> <에코 밸리>

<더 테일>

더 테일

쿠팡플레이 /감독 제니퍼 폭스 / 출연 로라 던, 이자벨 넬리스, 엘리자베스 데비키, 제이슨 리터, 로라 앨런 / 공개 6월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사랑이자 섹스였던 어떤 학대에 관하여

베테랑 다큐멘터리 감독 제니(로라 던)는 자신이 어린 시절에 썼던 일기와 편지 뭉치를 발견했다는 어머니의 연락을 받는다. 그 안에는 어린 제니의 첫 성경험에 대한 기억이 적혀 있다. 충격적인 서술을 마주한 모녀는 그해 여름, 승마 캠프에서 만났던 두 성인 남녀의 실체를 되짚는다.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제니퍼 폭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한 첫 극영화이자 오토픽션인 은 201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뒤, 이듬해 배우 로라 던에게 주요 시상식의 연기상 후보 지명을 안겼다. 다수의 시점과 시간대를 뛰어넘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40대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의 자신에 대한 조사관이자 변호인이 되어 자신에게 가해졌던 학대의 외형과 그 감정적 맥락을 재구성해나간다. 실제 아동 성폭력 생존자인 감독 자신이 반드시 세상에 꺼내놓아야 했던 이 이야기는, 고발의 힘과 문학적 서정성을 동시에 견지한 아름다운 영화로 완성되었다. / 남지우 객원기자

<에코 밸리>

에코 밸리

Apple TV+ / 감독 마이클 피어스 / 출연 줄리앤 무어, 시드니 스위니, 도널 글리슨 / 공개 6월1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농장에서 펼쳐지는 미국판 <마더>

세상과 단절된 채 ‘에코 밸리’라는 말 농장을 힘겹게 꾸려가는 케이트(줄리앤 무어). 중년을 훌쩍 넘긴 그녀의 일상에는 상실, 체념, 희미한 절망만이 안개처럼 깔려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약중독자로 사고만 치는 딸 클레어(시드니 스위니)가 다른 누군가의 피를 뒤집어쓴 채 나타나고, 스산하던 농장은 긴박한 범죄스릴러의 무대가 된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무조건적 사랑”, 그 절박함과 위험성을 미화 없이 그려 내는 영화는 언뜻 봉준호 감독의 를 떠올리게 한다. 케이트라는 다층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표현해낸 줄리앤 무어의 연기는 명불허전이고, 마약상 재키 역을 맡은 도널 글리슨은 등장할 때마다 날카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정적인 농장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예측 가능한 반전과 허술한 극 중 장치가 종종 몰입을 방해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부모는 자식을 위해 어디까지 가도 괜찮은지, 유의미한 질문을 남긴다. / 안소연 LA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