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유튜브 PD 정현수(안내상)는 수년간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 김석일(주성환)과 그의 아내 윤지희(김규리)를 둘러싼 의혹을 추적 중이다. 부부가 권력의 중심부로 다가설수록 정현수는 그들의 주변에서 발생한 기이한 사건들이 주술과 관련돼 있다는 걸 직감한다. 영화 <신명>은 정치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제작한 극영화다. 조금씩 바꾼 인물들의 이름은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의 이야기임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취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사이비 무속 논란을 지적하려 오컬트적 세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풍자적 의도라고 해도 비윤리적인 서술이 난무한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특히 삼풍백화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주술적인 인신공양으로 묘사하는 것은 최소한의 영화 윤리조차 위반한 것처럼 보인다. 도덕성이 부재한 풍자는 시민들이 애도와 연대로 뭉친 광장에 대한 모욕일 뿐이다.
[리뷰] 참사에 대한 몰윤리는 광장에 대한 모욕이다, <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