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
웨이브 /8부작 / 연출 이성태 / 출연 이정하, 김도완, 김상호, 김주령, 신현수 / 공개 5월3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작품에도 강력한 희열의 땀방울이 필요하다
전교 1등을 놓친 적 없고 수상 경력이 차고 넘치는 의겸(이정하)은 어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모범생이다. 그러나 그의 행복지수는 바닥이다. 의사 아들을 바라는 아버지(김상호)의 밀착 교육에 시달리며 무감각한 소년이 된 지 오래다. 전학은 또 다른 시련이 된다. 괴롭히던 동급생에게 아끼던 헤드셋과 카세트를 뺏기자 처음으로 주먹을 날린다. 그리고 그 순간 의겸은 굉장한 희열을 느낀다. 웨이브가 2년 만에 선보이는 <ONE : 하이스쿨 히어로즈>는 인기 웹툰 <ONE>을 원작으로 한 학원물이다. 주인공 소년이 자신의 몰랐던 능력을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구조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흥미를 자아낸다. 1화에서는 의겸이 자신의 힘을 자각하며 생기를 되찾는 찰나의 한컷이 인상적이 다. 이후 이야기는 의겸이 친구 윤기(김도완) 와 함께 ‘하이스쿨 히어로즈’라는 분홍색 복면 팀을 결성해 폭력 서열을 무너뜨리기 위한 싸움에 나서면서 점점 규모를 키워간다. 강약 조절이 뛰어난 액션 장면이 재미를 더한다. 내내 방어하다가 갑작스럽게 상대를 공격하는 의겸의 일격을 포착한 순간들은 긴장감을 높인다. <무빙>에서 봉석 역을 맡아 해맑은 에너지를 선보였던 이정하가 이번에는 건조한 얼굴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다만 전반적인 플롯과 전개 방식은 기존 학원물의 전형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신선함이 아쉽다. 그러나 형에 얽힌 비밀 등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곳곳에 숨겨져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6월5일 기준 4화까지 공개됐으며 6월13일에 마지막 8화까지 완결된다. / 이유채
<사이렌이 노래할 때>
넷플릭스 / 5부작 / 연출 니콜 카셀, 퀴옌 트랜, 릴라 노이게바우어 / 출연 줄리앤 무어, 케빈 베이컨, 메간 파이히, 밀리 앨콕 외 / 공개 5월22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연출이 각본의 광기를 못 따라잡을 때
아버지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데번(메이건 파이 히)은 동생 시몬(밀리 앨콕)을 데리러 억만장자 피터 켈(케빈 베이컨)의 저택으로 간다. 데번의 호소에도 시몬은 아버지를 돌보지 않고 어떻게든 그곳에 남으려 한다. 데번은 그 선택이 저택에서 시몬을 돌보는 켈의 아내 미켈라 켈(줄리앤 무어)의 세뇌 때문이라 생각한다. 데번은 미켈라를 사이비 교주로 생각해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사이렌이 노래할 때>는 몰리 스미스 메츨러가 본인의 희곡인 <엘레메노피>를 각색한 블랙코미디로 마고 로비가 만든 제작사 러키챕이 제작했다. 이 드라마는 <화이트 로투스>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슈퍼리치의 비밀을 파헤치는 스릴러의 외피를 둘렀지만 각 캐릭터의 트라우마를 파헤치는 심리극에 가깝다. 드라마가 펼치는 주제의 깊이에 비해 평범한 연출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나마 줄리앤 무어의 호연이 활기를 더한다. / 김경수 객원기자
<나인 퍼즐>
디즈니+ / 11부작 / 연출 윤종빈, 김정호 / 출연 김다미, 손석구, 김성균, 현봉식, 지진희 / 공개 5월2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고전과 힙함의 공생을 만드는 김다미의 압도적 개성
고등학생 윤이나(김다미)는 학교에서 돌아온 후 삼촌 윤 총경(지진희)의 죽음을 목격한다. 경찰 한샘(손 석구)은 최초 목격자인 이나를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끝내 사건은 미결로 남는다. 범인은 퍼즐 한 조각만을 남기고 자취를 감춘다. 이나는 그날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프로파일러로 성장한다. 그녀에게 또 한조각의 퍼즐이 배달되고 10년 만에 살인이 다시 시작된다. <나인 퍼즐>은 <나빌레라> <터널> 각본을 쓴이은미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영화로 한국의 남성성을 그린 윤종빈 감독이 의기투 합한 드라마다. 이나를 둘러싼 등장인물 가운데 진범을 물색하는 후더닛 장르로 고전 추리소설 느낌이 물씬 난다. 손석구, 김성균, 현봉식 등 여러 배우의 앙상블이 극의 어두운 정서를 한껏 살린다. 너드 프로파일러 윤이나를 연기한 김다미의 발랄한 연기가 서사에 개성을 더하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기점이 된다. / 김경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