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2>
쿠팡플레이 | 7부작 | 연출 크레이크 메이진, 닐 드럭만, 카롤린 스트라우스 등 출연 페드로 파스칼, 벨라 램지 등 | 공개 4월16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충격받을 여유조차 주지 않는 감정, 액션의 불길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물, 드라마 왕가 <HBO>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2가 공개됐다. 시즌1에선 곰팡이에 감염된 인간들이 마치 좀비처럼 서로를 물고 뜯으며 세계를 초토화해버린 기본적인 세계관이 그려졌다. 이 안에서 가족을 잃은 아픔을 지녔던 중년의 남성 조엘(페드로 파스칼)은 소녀 엘리(벨라 램지)를 만나며 유사 부녀의 길을 택했고, 둘은 거친 아포칼립스의 세계를 거닐며 애정을 쌓아갔다. 시즌1의 마지막은 곰팡이 면역자인 엘리를 구하려 수많은 사람을 살상한 조엘의 이야기로 마무리됐다. 이어서 시즌2는 시즌1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행된다. 이제 막 성인에 접어든 엘리는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조엘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 중이고, 5년 전 조엘이 죽였던 이들의 후환이 두 사람의 뒤를 쫓고 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가 동명의 유명 게임을 원작으로 삼았으며 원작의 굵직한 줄거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편이었기에,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원작이 택했던 서사 전개가 게임 팬들의 엄청난 원성을 살 정도로 주인공들의 구도와 줄거리의 맥락을 크게 뒤흔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격적 전개가 드리운 시즌2 2화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대개 ‘호’ 쪽으로 기운 상황이다. 충격적 사건 위로 흐르는 조엘과 엘리의 두터운 감정선과 지난 5년의 미스터리가 적절히 암시됐고, 한편으론 두 사람이 머무는 인간 거주 구역이 대규모의 감염자 무리와 전쟁을 치르는 에피소드가 압도적인 퀄리티를 보여줬다. 감정과 액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제작이 확정된 시즌3까지 갈 길은 멀었으나 지금 당장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라는 타이틀을 뺏기지 않을 듯하다. /이우빈
<천국보다 아름다운>
넷플릭스 | 12부작 | 연출 김석윤 출연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 공개 4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눈물 챌린지’를 염두에 둔 또 한편의 드라마
30년 넘게 일수꾼으로 살며 남편 낙준의 병 수발을 해온 여든살 해숙(김혜자)이 죽는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이다. 천국에 입도하며 여든의 모습 그대로 남편과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을 표한 그녀 앞에 낙준(손석구)이 30대의 젊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해숙은 천국이 선사하는 새로운 삶의 조건들을 하나둘 마주하기 시작한다. <눈이 부시게>와 <나의 해방일지>를 연출한 김석윤 감독의 신작이 드라마 팬들의 두터운 신임을 업고 첫 방영되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둘러싼 논리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인 첫주 방송분에서는 김혜자의 존재만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장점을 여러 단점들이 압도하고 있다. 조연 캐릭터들까지 서사 과잉, 감정 과잉의 상태로 연출된 점은 고질적이니 문제다. <이제, 곧 죽습니다> 등 판타지 장르를 기반으로 사후 세계를 다루었던 최근작과 비교했을 때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보다 짙게 깔려 있는 작품이다. /남지우
<약한영웅 Class 2>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유수민 출연 박지훈, 려운, 최민영, 이민재, 이준영, 유수빈 | 공개 4월2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격전은 더 커지고, 친구들의 색깔은 더 다양해진 소년 성장기
웨이브를 떠난 소년의 분투기가 넷플릭스에 도착했다. 은장고등학교로 강제 전학 온 연시은(박지훈)은 벽산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높고 견고한 마음의 장벽을 쌓는다. 다른 동급생들로부터 고립된, 조용하고 평범한 생활을 좇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글 같은 교실은 시은을 가만두지 않는다. 연신 속을 긁어대는 금성제(이준영)와 최효만(유수빈)은 새로운 전투를 자극하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세 친구 박후민(려운), 서준태(최민영), 고현탁(이민재)은 시은이 알아차리지 못한 사이 심리적 거리를 바짝 좁혀온다. 이전 시리즈보다 속도감을 높인 난투극은 복잡하고 길어진 레이어를 통해 타격의 즐거움을 높이고, 각기 다른 성향의 박후팸 친구들은 성장물이 지닌 뭉클함과 웃음을 전하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연합’으로 뻗어나간 학교폭력은 교실에서부터 헝클어지기 시작한 현실적인 사회질서 문제를 반영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이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