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는 이별 파티를 준비하는 14년차 커플의 이야기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 로맨스영화다. 여름에 대한 찬가인 <어거스트 버진>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호나스 트루에바 감독의 신작이다. 알레(잇사소 아리나)와 알렉스(비토 산스)의 이별 파티는 여름이 끝나는 9월22일에 열린다. 영화에서 알레의 아버지가 ‘9월22일’은 조르주 브라상의 동명의 노래라고 언급한다. 이처럼 영화엔 다양한 레퍼런스들이 등장하며 지적인 자극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쇠렌 키르케고르의 <반복>은 영화의 모체이며 내레이션을 통해 인용된 이 책의 한 구절은 영화 전체를 곱씹게 만든다. 영화는 현실과 픽션을 뒤섞는 형식을 취한다. 이별 파티가 커플 사이에서 진행되는 현실인지 아니면 커플이 만드는 영화를 통한 예행연습인지 알 수 없다. 이 불가분의 상태를 즐기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다. 제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유럽 최고 영화상’ 수상작.
[리뷰] 이미지를 되새김질하여 사랑을 곱씹는 호나스 트루에바의 반복의 미학, <이제 다시 시작하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