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은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내년 5월 영상자료원 내에 문을 열 한국영화박물관을 위한 영화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며 전시품 기증 캠페인을 벌입니다. 22번째 기증품은 이영미씨가 기증한 서울영상집단의 <영상집단> 창간호입니다.
1979년 박광수, 김홍준, 홍기선, 문원립, 김동빈, 송능한 등 서울대 공과대학 내 동아리로 출발한 최초의 대학 영화단체 ‘얄라셩’을 시작으로 영화를 매체로 한 민주화운동이 시작되었다. 눈에 익숙한 현역 감독들이 대학생이던 시절,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의 일환인 영화운동이 본격화되었다. 이후 ‘얄라셩’ 출신을 중심으로 학교 동아리 개념에서 벗어나 영화를 통해 사회비판적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영화운동을 추진할 영화단체를 설립하게 되는데 그것이 서울영화집단이다. 서울영화집단은 <판놀이 아리랑>(8mm, 1982), <전야제>(8mm, 1982), <수리새>(8mm, 1984), <그여름>(8mm, 1984) 등 노동자를 비롯한 소외계층들이 한국의 모순된 사회 속에서 좌절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민중영화를 제작하였다. 1986년 10월18일 기존의 소규모 영화집단들이 영화운동을 표방하면서도 실질적인 결과물이 없었던 점을 반성하고 민중의 정서를 획득하고 민중영화의 완성을 꾀하고자 하는 발전적 의식에서 서울영상집단을 재창립한다. 서울영상집단은 기관지인 <영상집단> 창간호에서 “고도 산업사회 속에서 야기되고 있는 소비적이며 퇴폐적인 상업영화에 대항하여, 민족적이며 민중적인 각종 영상 매체를 제작·배급함으로써 이 땅의 제반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건전한 문화단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이 소개글에서 영화운동을 통해 반민족적, 반민중적, 반민주적 요소들을 척결하고자 하는 영화운동 단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영상집단> 창간호에는 ‘창립선언문’ 외에도 영화 <파랑새>의 줄거리 및 제작과정을 소개하는 글과 서울영상집단의 집단활동소개 및 회칙 등이 수록되어 있어, 당시 민중운동의 중심적 역할을 한 영화단체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