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필름연합(Film Federation of India)은 비두 비노드 쇼프라 감독의 영화 <에클라비아-더 로열 가드>를 오스카 최고 외국어영화상에 출품하기로 결정했다. 기존까지 인도 영화계는 그해 박스오피스 성적이 가장 좋은 영화를 오스카로 보냈었다. 하지만 필름연합의 올해 결정에 대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쇼프라의 영화가 흥행 부진과 작품성의 빈약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도 오스카 출품작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 3월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인도 영화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배우 아미타브 바흐찬을 비롯해 산자이 두트, 세이프 알리 칸 등 발리우드에서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유명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게다가 평론계마저 외면해 50억원의 제작비를 무색하게 만들며 3주 만에 간판을 내렸다. 인도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파흘라즈 니할라니는 “이번 필름연합의 결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며 “해외영화제에 나갈 가치가 없는 영화를 보내느니 올해는 아카데미 출품작이 없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올해 인도 영화계의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출품작으로 거론되었던 영화로는 쉬밋 아민의 <차크 데! 인디아>, 마니 라트남의 <구루>, 페로즈 압바스 칸의 <간디 나의 아버지> 등이 있었다. 필름연합의 의장인 비노드 판데는 인도의 유력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영화들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작품성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지만 필름연합의 결정은 현명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의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비노드 쇼프라 감독의 심경이 일간지를 통해 전해지면서 논란은 다시 불이 붙었다. 9월 말까지만 해도 “이번 영화가 예감이 좋다”고 말했지만 논란이 더욱 거세진 10월초부터는 “더이상 중압감을 감당하기 힘들고 차라리 오스카 출품을 포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논란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사실 오스카상 후보작 선정에 대한 논란은 인도 영화계의 연례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평균 800여편가량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인도 영화계의 현실에서 오스카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것은 오스카에서 상을 받는 것보다 더 힘들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