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인들이 대추리로 결집하고 있다. 5월14일 오후 6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평화공원에서 열릴 황새울영화제는 미군기지 확장 이전에 반대해온 지역 주민들의 싸움에 독립영화인들이 본격적으로 힘을 더하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권운동사랑방과 팽성주민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선 푸른영상 정일권 감독의 <대추리의 전쟁>과 투쟁 관련 속보 영상물 등이 상영되고, 이에 앞서 필리핀의 제스 산티아고, 버마의 사카하 등 국내외 민중가수들의 공연과 군부대 투입도 마다하지 않는 정부의 폭력을 비판하는 퍼포먼스 등이 치러질 예정이다. 인권영화제쪽은 “행사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경찰쪽에 협조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면서도 “대추리로 향하는 길목이 원천봉쇄된 상태라 프로그램이 변경되거나 무산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뜻을 같이하는 독립영화인들은 5월14일 오후 4시 평택역에서 집결해서 주민들과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5월4일 정부의 대추리 유혈사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한 독립영화인들의 대정부 투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는 주제 아래 대추리 사태를 포함한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모순들을 16명의 독립영화감독과 미디어운동 활동가들이 영상으로 옮긴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도 5월15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첫 번째 상영을 가진 뒤 6월까지 지역 순회 상영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원승환 사무국장은 “현재 독립영화인들의 가장 큰 화두는 신자유주의에 일방적으로 휩쓸려가는 한국의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지속적으로 교육 영상물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황철민, 이마리오, 고영재, 김곡, 김선 등이 중심이 되어 꾸려진 ‘FTA 저지 독립영화 실천단’을 구심점으로 올 여름 독립영화인들의 전방위 실천은 거세게 진행될 듯하다.
[충무로는 통화중] 영화여, 현실을 기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