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코아가 문을 닫는다. 1987년 문을 연 코아아트홀을 출발점으로 다양한 예술영화를 트는 상업영화관으로 오랫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은 시네코아가 “경영난을 이유로 6월30일자로 폐관한다”고 밝혔다. 한 극장 관계자는 “경쟁자이기 이전에 자기 색깔이 분명한 극장이 자본의 논리로 또 하나 사라진다는 사실이 가장 슬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체 다섯개 스크린 중 현재 스폰지하우스로 운영 중인 두 스크린은 당분간 그대로 운영하기로 결정됐다. 나머지 공간에는 외국어 학원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코아아트홀도 경영난을 이유로 2004년 겨울 문을 닫았다.
개관 10년 만에 폐관을 결정한 시네코아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충무로는 강북 극장가의 전반적인 침체를 더욱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멀티플렉스의 폭발적인 성장이 마무리되는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예견된 결과다. 신규 복합상영관의 확장에 맞서 리모델링으로 대응한 다수의 극장들이 현재 빠른 자본 회수는커녕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실, “영화관람은 충무로, 종로”라는 오래된 일번관 개념은 산산이 부서진 지 오래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낀 상업지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던 주요 복합상영관 체인의 경영 전략이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1997년 즈음 영화계에 진출한 삼성을 위시한 대기업들이 종로, 충무로 일대 영화관들을 임대했던 사례와는 달리 현재 메이저 CJ, 동양, 롯데는 자체적으로 인구가 밀집된 주택가 주변 상업지구에 새로운 극장을 지어왔다. 이러한 물량공세는 젊은 관객층과 가족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주효했고, 영화관람 행태는 과거와는 달리 가까운 동네 나들이로 변모했다.
중앙시네마 강기명 팀장은 “종로, 충무로 극장의 관객 감소는 추석이나 설 같은 성수기를 살펴보면 체감할 수 있다. 서울 주변과 경기도에 복합상영관이 속속 들어서면서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도심의 관객은 이제 연휴 당일에는 영화를 보러 이곳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 팀장은 “극장간의 하드웨어 차이는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소프트웨어의 차별화가 부진한 극장가의 대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측면에서도 예술영화를 표방하며 오랫동안 극장 브랜드를 형성했던 시네코아의 폐관은 더욱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