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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국영화 주목할 만하다.

영화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사람들이 만나는 광장인 영화제에서 기자는 빠질 수 없는 손님이다. 15일 입국한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에디터 패트릭 프레이터는 올들어서만 미국 영화 견본시(AFM), 상하이 영화제, 홍콩, 칸을 주유한 ‘배낭을 멘 저널리스트.’ 그는, 도착한 지 24시간이 채 못 됐다면서도 아침에 본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면>이 마음에 들어서인지 경쾌한 표정으로 영화론을 풀어놓는다. 인터뷰하는 기자의 수첩 메모까지 틈틈이 참견하면서.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파리 통신원이었던 그는 4년 전 영국으로 귀국하면서 회사 쪽에 “일 잘하는 통신원 하나 영원히 잃던가 아니면 고용하던가”라고 느긋한 운을 띄웠고 지금은 편집부에서 북미와 영국을 뺀 세계 영화의 리포트를 주관하고 있다. 출장을 떠나지 않을 때도 매일 서른 명이 넘는 통신원들로부터 세계 영화산업의 기상상황을 보고 받는 그에게 영화제는 실사 작업의 현장인 셈이다. 할리우드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영화산업의 혈액 순환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그에게도 아시아 영화의 상승은 초미의 관심사. 현상에 발맞춰 아시아 지역의 취재망을 정비하고 있는 그는 지난 주에 드디어 한국 통신원을 구했다고 귀뜸한다. “<와호장룡>이 모두의 시선을 끌기 전인 4,5년 전부터 아시아 영화는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 건강한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돌아보는 그가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나라는 한국과 태국. 일정한 완성도를 갖춘 대중영화를 장르의 편향 없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