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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석달째 내리막길

극장을 찾는 영화관객의 숫자가 9월 이후 석달째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맥스무비의 관객 현황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서울 기준의 영화관객 수치는 276만949명이며, 10월 290만9천380명에 비해서는 5.1%, 지난해 11월 대비로는 18.85% 감소한 수치다. 11월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도 145만7853명으로 10월의 61.95%보다 낮은 52.8%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의 49.56%에 비해 점유율은 높지만, 168만6085명이었던 관객 수에는 못 미친다. 개봉 숫자도 지난해 11월의 28편에 못 미치는 25편이 개봉되었다. 시네마서비스의 심재만 이사가 지적하듯 “통상적인 비수기에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대박 영화가 부족했다”는 점이 일반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반적인 흥행부진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CJ엔터테인먼트의 독주다. 11월 개봉작 중 <내 머리 속의 지우개>와 <이프 온리>가 각각 73만7200명, 32만8839명으로 1, 2위에 올랐고, CJ엔터테인먼트는 10월 43.83%에 이어 11월에는 절반 이상의 점유율인 55.2%를 기록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이프 온리> 같은 영화도 사실 처음에는 전국 30만명에서 50만명 정도 봤는데, 지금은 거의 100만명에 육박한다. 우리의 경우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같은 한국영화가 워낙 컸고, <이프 온리> 같은 외국영화가 예상 외로 잘 받쳐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의 부진을 단기적인 관점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당장 12월에는 CJ엔터테인먼트의 <역도산>, 시네마서비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알렉산더>, 브에나비스타의 <인크레더블>, 워너브러더스의 <폴라 익스프레스> 등 쟁쟁한 영화들이 대기 중이다.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지적하듯 “흥행부진과 지금 영화산업의 역학관계를 연관지어 생각”하는 장기적인 안목 또한 필요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 작품이 떨어진다는 공급부진의 요인을 꼽을 수 있지만, 스크린이 포화상태에 온 것이 아닌가도 생각한다.

한정된 관객을 나눠먹으면서 오히려 시장이 힘들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CJ엔터테인먼트의 강세에 대해서는 잠재되어 있던 시장 지배력이 지금 와서 만회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의 흥행부진보다 더 중요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예컨대 CJ와 시네마서비스 등의 역학관계를 포함한 산업적 변화가 실제 영화제작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진단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급구조 역시 생각할 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