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제일 힘들다. 그중 4월은 최악이다.” 빛을 차단한 어두운 방에 죽어가는 식물들과 함께 누워 있던 대학생 정희완(김민하)의 말이다. 그런 그의 앞에 첫사랑 김람우(공명)가 나타난다. 희완이 람우이고, 람우가 희완이던 시절이 있었다. 희완은 원래 “잘 뛰고 잘 먹고 잘 놀고 건강한 애”였다. 희완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6년 전 만우절 날, 교생 선생님을 놀리려고 전학생 람우와 이름을 바꾼 후 람우와 ‘절친’이 된다. 람우는 희완의 첫사랑이기도 하다. 그러다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친구들과 졸업 여행을 떠난 곳에서 가스 폭발 사고로 람우가 사망한다. 희완은 람우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해 세상과 멀어진 채 죽은 듯 살게 된다. 그런 그 앞에 4년 만에 람우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희완에게 말한다. “너는 176시간12분35초 후에 사망할 거야.”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4년 전에 죽어 저승사자가 된 람우가 희완과 함께 “남은 일주일 동안” 야경 보면서 맥주 마시기, 2인용 자전거 타기 등 람우의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현재와 고등학생 시절을 교차하며 반짝이던 시절을 한껏 보여주지만, 사실 이 드라마는 슬플 수밖에 없다. ‘김람우’라는 이름은 희완의 삶에 박혀버린 고통이 되었다. 그러나 람우의 생각은 다르다. 희완이 람우이고, 람우가 희완이던 시절처럼 희완이 삶의 의욕과 생기를 가지고 사는 것. 어쩌면 람우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는 그가 “어디서 뭘 하든 끝내주게 재밌게 살아”라고 친구 이홍석(정건주)의 노트에 쓴 말처럼, 살아 있는 이들이 행복하게 제 몫의 삶을 사는 것 아닐까? 국가에 의해, 사회적 참사로 먼저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우리 모두 한번씩은 앓으며 4월을 보낸다. 이런 4월을 보내는 우리에게 드라마는 맑은 위로를 건넨다.
check point
드라마는 ‘문학’을 품고 있다. 우선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1회에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황지우 시인의 <일 포스티노>를 람우가 낭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희완과 람우의 운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내용 때문인지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라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감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