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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리뷰] <블랙 미러 시즌7> <죽도록 하고 싶어> <데빌 메이 크라이>

<블랙 미러 시즌7>

넷플릭스 | 6부작 | 연출 토비 헤인스, 오언 해리스 등 출연 크리스 오다우드, 라시다 존스, 아콰피나, 피터 카팔디 등 | 공개 4월1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가까운 미래, 더 먼 불안

워터스(크리스 오다우드)는 곧 돌아오는 결혼기념일에 어디 갈지를 고르며 행복해하는 남편이다. 그렇지만 아내 어맨다(라시다 존스)가 돌연 중증 뇌질환에 걸리면서 그를 살릴 만한 병원을 알아보는 게 급선무가 됐다. 가까스로 의료 첨단기업 ‘리버마인드’를 알게 된 그는 고액이지만 확실한 프로젝트에 아내를 참여시킨다. 뇌 일부를 리버마인드 시스템과 연동해 지속해서 관리해주는 것.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어맨다는 안정을 찾지만 곧 부작용을 겪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더 고액인 ‘플러스’ 등급에 가입해야 한다는 직원의 얘기를 듣고 부부는 아연실색한다. 넷플릭스의 유구한 SF 시리즈 <블랙 미러>가 시즌7로 돌아왔다. 앞서 언급한 <보통 사람들>을 포함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주어진 대본대로 움직여야 하는 톱스타(<레버리 호텔>), 디지털 생명체가 사는 비디오게임과 연결된 살인 용의자(<장난감>), 낡은 사진 속에 들어가는 획기적 방법을 발견한 고립된 남자(<율로지>) 등 총 6개의 기발한 에피소드를 준비했다. 시즌7은 <블랙 미러>가 늘 그래왔듯 독특한 기술적 상상력과 결부된 윤리적 딜레마를 품는다. 구독 사회를 빗대 의료서비스의 사유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비판(<보통 사람들>)하거나 뭐든지 데이터화하려는 시대에서 개인의 인격을 어떻게 상업화하고 감시하는지(<장난감>)를 묻는다. 이번 시즌은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들 사이의 온도차에 더 집중한다. 예컨대 <율로지>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추억에 관한 간절함이 사진 진입 기술의 놀라움을 압도한다. 에피소드별 편차가 꽤 크지만 시즌8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힌트들이 숨겨져 있어 <블랙 미러> 팬들이라면 끌어안고 가야 하는 시즌이다. 시즌4의 오프닝 에피소드였던 의 속편 <인피니티 속으로>가 마지막에 선물처럼 붙어 있다. /이유채

<죽도록 하고 싶어>

디즈니+ | 8부작 | 연출 섀넌 머피, 크리스 티그 출연 미셸 윌리엄스, 제니 슬레이트, 롭 딜레이니, 제이 두플라스 | 공개 4월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사랑과 통제와 맥주 한잔의 자유>(김도미 지음)와 함께 볼 것을 권함

몰리(미셸 윌리엄스)는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은 후 항암 치료에 전념한다. 투병만큼 그녀를 힘겹게 하는 것은 남편 스티브(제이 두플라스)와의 성관계가 끊긴 것이다. 유방암이 둘 사이의 성적 긴장을 없앤 것이다. 그녀는 죽기 전 오르가슴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스티브를 떠나 여러 남자를 만나러 다닌다. <FX>의 드라마 <죽도록 하고 싶어>는 동명의 팟캐스트를 원작으로 한다. 배우 니키 보이어가 암 투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남성과 자유로운 성관계를 추구한 친구 몰리 코찬의 인생을 토대로 제작했다. 각본은 몰리가 화마다 다른 남성을 만나면서 암환자로의 정체성과 본인의 다양한 성적 욕망을 알아가는 구성을 택한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암환자의 투병기를 섹스 코미디 문법으로 풀면서 생긴 아이러니와 유머가 돋보인다. 희비극을 넘나드는 미셸 윌리엄스의 연기력은 캐릭터에 생동감과 무게감을 부여한다. /김경수

<데빌 메이 크라이>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알렉스 라르센, 아디 샨카 목소리 출연 조니 용 보시, 스카우트 테일러 콤튼, 케빈 콘로이, 이훈 | 공개 4월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싶다면

화이트 래빗(이훈)의 습격으로 바티칸 성당은 쑥대밭이 된다. 그가 그곳에서 훔친 물건은 마법사 스파다의 검 포스 엣지다. 검의 정체는 지옥의 문을 여는 자물쇠다. 열쇠인 에뮬렛을 검에 끼우는 순간 악마가 지옥에서 건너와 지구의 종말이 올 것이다. 에뮬렛의 주인은 악마 사냥꾼 단테다. 보안업체 다크콤은 미국 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에뮬렛을 뺏으려 한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스타일리시한 액션 장르를 개척한 캡콤의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스튜디오 미르가 제작을 총괄했다. 오프닝에서부터 유혈낭자한 폭력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돋보인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호흡과 초반의 유려한 액션 연출, 자칫 복잡할 수 있는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극우화와 난민 문제 등 현실의 문제를 건드리는 등 원작의 외연을 확장하려고 한 점이 인상적이다. /김경수